최장 6일 황금연휴 “즐겁지만은 않아요”…근로자들은 실직걱정

발행일 2020-04-29 15:54:38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코로나19에 일 없어 황금연휴 기간 대부분 출근 안해

길어지는 휴식에 직장 잃을까 걱정 커져…생계 막막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지난 21~24일 1천53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근로자의 날 출근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지난해는 출근했었는데…쉬는 게 마냥 반갑지만은 않네요.”

30일 부처님오신 날을 시작으로 다음달 5일 어린이날까지 최장 6일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불경기가 지역 전반에 퍼지면서 직장인들이 황금연휴를 편안한 마음으로 즐기기 어려운 모양새다.

모처럼 온 긴 연휴임에도 코로나19사태 장기화로 회사 경영상태가 불안해지면서 들쑥날쑥했던 출근에다 길어지는 휴식으로 결국 직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각종 기념일이 많은 5월에 쉬는 기간도 늘어나면서 봄나들이로 인한 씀씀이가 커져 얇아진 지갑 사정에 연휴가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도 많다.

전자와 자동차 업계는 황금연휴에 추가휴무를 더해 5월10일까지 최장 11일간 쉰다.

전자부품 제조업체에 근무하는 이모(26·남구)씨는 지난해에는 일거리가 많아 근로자의 날(5월1일)에도 수당을 받아가며 출근 했지만, 올해는 회사가 긴 휴일을 선언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코로나로 인한 불경기가 지속되면서 회사가 쉬는 날이 잦아지고 있다”며 “출근을 해도 일이 많지 않은 상태라 앞으로 회사에서 직원 수를 줄이거나 문을 닫게 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긴 연휴가 반갑지만은 않다”고 토로했다.

소규모 화학 공장을 다니는 강모(26)씨와 광고회사에 다니는 김모(34)씨도 마찬가지 입장이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앱 알바콜이 지난 21~24일 1천53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근로자의 날 출근계획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63.1%가 ‘없다(휴무)’고 답했다.

또 26.1%만 ‘있다(출근)’이었고, 나머지 10.8%는 ‘미정’이라고 답했다.

근로자의 날에 직장인 4명 중 3명이 출근을 하지 않는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근로자의 날 직장인 출근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출근율이다.

근로자의 날 출근율은 2017년 37.1%, 2018년 49.7%, 2019년에는 39.6% 등 평균 42.1%였다.

하지만 올해(26.1%) 출근율은 지난해(39.6%) 대비 3분의1가량 떨어졌다. 코로나19 장기화로 피해가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이는 대표적인 코로나19 피해 업종인 서비스업과 교육업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출근비율이 절반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여행·숙박 등 서비스업의 출근일은 지난해(46.0%)보다 올해(24.3%) 절반가량 떨어졌다.

또 지난해 출근비율 3위에 꼽혔던 교육, 교사, 강사 등 교육업 분야도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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