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유물들 속에 담겨있는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싶어

▲ 이경숙 박물관 수 관장
▲ 이경숙 박물관 수 관장
“‘색동’이라는 단어에는 ‘색을 동여매다’라는 뜻이 있다고 합니다. 이는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요, 박물관 수의 역할 또한 전통문화를 스스로 느끼고 기억하고 공감해나가는 것이 목표이자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박물관 수의 이경숙 관장은 경북대에서 미술을 전공하면서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색채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고 한다. 한국의 색채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옛 유물들을 찾아다니던 중 베갯모에 수놓아진 색채에서 한국고유의 전통 색을 찾았다는 이 관장은 “전통 색을 공부하기 위해 한두 개씩 모아두기 시작했던 베개유물이 어느 순간 100개가 되고, 200개가 되고, 10여 년 가까이 모으다보니 어느덧 수천점이 됐다”고 했다. 그렇게 모은 베개는 지금 박물관 한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하나하나가 모여서 자수 꽃밭을 이룬 셈이다.

이 관장은 “한국의 전통을 기억하고 계승하는 일은 거창하고 어려운 일이 아니라 사소한 유물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그것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박물관 수는 우리 전통 문화에 대한 이야기들을 수업을 통해 전달해 줄 ‘전통문화 지도사’나 ‘텍스타일 아트 지도자’ 등의 전문 인력을 매년 30여 명씩 길러내고 있다.

이경숙 관장은 “바느질, 뜨개질, 재봉틀 등 다양한 작업에서 삶의 숨결을 고를 수 있다”며 “바느질을 하고 있으면 저절로 명상이 되고, 아름다운 결과물까지 나오기에 그 성취감이야 말로 이루 말할 수 없다”며 “전통 자수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바느질을 전수하기 위해 바느질 공간, 바느질 요일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모색 중”이라고 했다.

또 “우리 자수문화의 아름다움을 어린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국내 최초로 진행했던 ‘초등학생 텍스타일 아트 공모전’도 성황리에 마쳤으며, 규중칠우쟁론이라는 전래동화와 연계해 유아들을 위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쉽지 않은 길을 10년째 묵묵히 걸어가고 있는 ‘박물관 수’ 이경숙 관장은 전통을 계승하는 것 뿐 아니라 지역 박물관이 마을공동체의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는 일상화된 프로그램을 고민하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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