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5 총선 대구 수성을 무소속 홍준표 당선인이 지난 16일 대구시 수성구 두산오거리 인근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4.15 총선 대구 수성을 무소속 홍준표 당선인이 지난 16일 대구시 수성구 두산오거리 인근에서 당선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된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비대위원장으로 선임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향해 연일 견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난 25~26일 이틀동안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8개의 게시물을 연이어 올리고 김 전 위원장이 연루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까지 수면 위로 끌어올리며 김종인 때리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은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김 전 위원장이 1993년 동화은행 뇌물수수 사건에 연루돼 1994년 대법원에서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 추징금 2억1천만 원형을 선고받은 사건이다.

당초 김 전 위원장이 비상대책위원장 적임자라고 밝혔었던 홍 전 대표가 이처럼 김 전 위원장에게 연일 견제구를 날리고 있는 이유는 최근 김 전 위원장이 비대위 체제에서 ‘젊은 기수론’을 부각하며 홍 전 대표의 대권 가도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홍 전 대표는 26일 “(김 전 위원장이) 정치판에서 개혁 운운하며 노욕을 채우는 것은 더이상 용납할 수가 없다”며 “부끄러움을 안다면 이제 우리당 언저리에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마시라”고 일갈했다.

또한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운운하며 “더 이상 뇌물 전과자로 개혁 대상자인 분이 지금까지 개혁 팔이로 한국 정치판에서 이당 저당 오가면서 전무후무할 비례대표 5선을 했으면 그만 만족하고 그만둘 때가 되지 않았나”고 비난했다.

그는 같은 날 또 다른 게시물을 통해 “더 이상 니전투구의 장에 들어 가기가 싫지만 방관하는 자는 지도자가 되지 못한다는 충고와 실의에 빠진 야당 지지층에게 혼란한 상황을 정리해 주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부득이 하다는 판단을 했다”며 “더이상 노욕으로 찌든 부패 인사가 당 언저리에 맴돌면서 개혁 운운 하는 몰염치한 작태는 방치 하지 않겠다”고 적었다.



홍 전 대표는 전날에도 당시 검사이던 자신이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맡은 함승희 주임검사 요청으로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 전 위원장을 심문해 자백을 받았다고 폭로하며 “오만 방자한 김 전 위원장이 당에 들어오면 우리당이 망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4개의 게시물을 연달아 게시했다.

홍 전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임기·권한이 확실치 않은 김 전 위원장이 대선 후보 선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현재 ‘70년대생·경제 전문가 대선후보론’을 내세우고 있다.

더구나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홍준표 전 대표 등을 두고 “미안하지만 지난 대선에서 검증이 다 끝났는데 뭘 또 나오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

통합당에 복당해 2020년 대선을 출마하려는 홍 전 대표의 입장에서는 김종인 비대위가 자신의 대권가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이에 홍 전 대표는 당에 대안까지 제시하고 나섰다.

그는 “(오는 28일 김종인 비대위를 의결키 위한) 전국위원회를 연기 하라”며 “열더라도 부결될 것인데 그렇게 되면 어차피 낙선지도부는 총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선자중 최다선 연장자가 주관해 당선자 대회에서 새로운 비대 위원장을 선임하고 비대위가 10월 국정감사 전까지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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