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산다’ 오해 받은 포항 아파트 주민 개명 신청 투표 8표 부족으로 무산

발행일 2020-04-23 14:45:5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포항 우방신천지타운 명칭 변경 시도 실패…종전 이름 그대로 사용



포항 우방 신천지타운 입주민들이 명칭 변경을 시도했으나 무산됐다.

신천지예수교 신도 사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신천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어 아파트 개명을 추진했으나 입주민 투표에서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23일 포항 우방신천지타운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최근 입주민을 대상으로 아파트 개명 찬반 투표를 실시한 결과 찬성 1천200가구, 반대 304가구, 기권 6가구로 나타났다.

단지 이름을 바꾸려면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 아파트 소유자의 80%(1천208가구)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투표에서 찬성이 1천200가구로 찬성 요건에 8표가 모자라 부결되면서 이 아파트 이름은 종전과 같이 유지하게 됐다.

우방이 지은 포항 우방신천지타운은 1천510가구 규모로 2004년 입주했다.

교통이 편리한데다 학군이 우수한 곳으로 꼽히는 등 좋은 입지 여건 덕에 투자자 및 실수요자 사이에 선호도가 높은 아파트로 알려졌다.

코로나19 사태로 부각된 특정 종교단체 신천지예수교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그런데도 코로나19 급속 확산의 주범으로 신천지 신자들이 지목되면서 최근 입주민들 사이에선 “아파트 이름 때문에 부정적 이미지로 집값이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술렁임이 일었다.

입주민 하모(46)씨는 “아파트 이름에 신천지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초등학생인 딸이 친구들로부터 가벼운 놀림을 받은 적이 있다”며 “집값 하락에 대한 우려도 없지는 않다”고 말했다.

포항 우방신천지타운 입주자대표회의는 이 같은 이유로 아파트 이미지 제고와 입주민 재산권 보호를 위해 지난 2월 말 아파트 명칭 변경 절차를 위한 공고문을 냈었다.

입주자대표회의 측은 “많은 가구가 아파트 이름 변경에 찬성하지만 법률 규정에 부합해야 하고 반대 가구 의견 역시 존중돼야 하므로 입주민 투표결과에 따라 변경 건은 부결 처리한다”고 밝혔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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