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자연염색 발전과정 살펴볼 수 있는 우리나라 첫 ‘자연염색박물관’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팔공산 자락에 문을 연 자연염색박물관은 자연염색의 발전과정과 아름다움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자연박물관 전경
▲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팔공산 자락에 문을 연 자연염색박물관은 자연염색의 발전과정과 아름다움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사진은 자연박물관 전경
“흔히 천연염색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은 자연염색이라는 말이 옳다. 천연(天然)이라는 말은 일본에서 만들어진 말로 은근히 ‘천황의 나라’라는 뜻을 드러내는 단어다. 자연의 미를 사랑했던 우리 전통염색은 ‘자연염색’이라고 해야 옳다.”

2005년 대구시 동구 중대동 팔공산자락에 둥지를 튼 자연염색박물관은 자연염색의 발전과정과 아름다움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문을 연 염색전문 박물관으로 팔공산 자연 환경과 잘 어울리는 2층 한옥 구조로 전시 공간인 본관과 체험 및 교육전문관인 별관으로 이뤄진다.

자연염색박물관은 대구가톨릭대를 퇴임한 김지희 관장이 1970년대 일본 교환교수 시절 전통문화를 철저하게 연구하는 일본 학계 풍토에 충격을 받고 건립을 결심한 이후 30여 년 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박물관은 김 관장이 직접 수집한 세계 공예품을 전시해둔 세계공예예술관과 한국문양을 비롯한 세계 문양과 자연염색관련 문헌이 소장된 문헌정보실도 갖추고 있다. 또 전통 문양을 현대적으로 실용화할 수 있도록 각국의 문양 자료를 한자리에 모은 세계문양디자인연구소 등도 운영해 자연염색 관련 작품과 함께 또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 자연염색박물관 기획전시실 내부 모습
▲ 자연염색박물관 기획전시실 내부 모습
안내를 맡은 정민아 교육사는 “박물관 안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의 각종 염재식물과 약용식물, 야생초, 창포 등을 재배하는 염재식물원도 마련돼 있어 관람객들이 염색관련 식물의 성장과정을 직접 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고 소개했다.

염색박물관의 또 다른 특징은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천연염색’이란 용어 대신 ‘자연염색’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 ‘천연염색’이란 말은 우리나라 문헌에는 없고 1970년대 일본 용어의 잘못된 번역으로 생긴 것이라며, 국내 첫 염색박물관인 만큼 잘못 사용되고 있는 용어를 바로잡아 올바로 사용하기 위해 ‘자연염색’이란 말을 선택했다는 게 박물관의 설명이다.

자연염색박물관은 우리나라 자연염색의 발전과정과 아름다움을 일목요연하게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천연의 재료를 이용한 자연염색 유물과 도구, 섬유관련 민속자료 전시와 자연염색예술로 창작한 작품까지 두루 만날 수 있다.

특히 민속·염재도구실에는 자연염색 제작에 쓰이는 각종 도구류를 전시하고, 세계공예실에는 국내외 섬유류, 세계민속류 등 관광 섬유 예술품 및 기념품을 전시해 방문객에게 인기가 높다.

정민아 교육사는 “박물관 유물실에는 염색이나 자수·누비·매듭 등 주로 자연염색 유물과 민속자료들이 전시돼 있고, 민속·염직 도구실에는 자연염색과정에 필요한 전통도구를 비롯해 멧돌·학과절구 등 염액추출 도구나 떡살무늬 등 요즘 보기 힘든 기구들이 전시돼 있다”고 소개 했다.

▲ 지역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 지역 초등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길위의 인문학' 프로그램
한편 박물관은 아름다운 우리 천연염색을 널리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연중 운영한다. ‘어르신 문화프로그램’, ‘박물관 문화의 날’, ‘길위의 인문학’ 등의 체험프로그램과 관장이 직접 진행하는 ‘자연염색 명인 아카데미’가 대표적이다.

어르신 문화프로그램은 염색에 대해 기본적인 추억을 가진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성취감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염색재료를 활용해 직접 옷감이나 장식품을 염색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어르신들의 숨겨진 솜씨와 끼를 펼쳐 보일 수 있어 특히 인기가 많은 강좌로 알려졌다.

또 일반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자연염색 체험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는 ‘박물관 문화의 날‘’행사와 학교연계 무료 교육프로그램인 ‘길 위의 인문학’ 체험수업도 박물관의 대표 교육 프로그램으로 알려졌다.

▲ 자연염색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유물 '단령'
▲ 자연염색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유물 '단령'
한편 자연염색박물관은 자연염색 명인 인증을 받은 관장이 직접 운영하는 ‘자연염색 명인 아카데미’를 지난 2016년부터 개설해 염색 이수자와 전수자·전승자 과정으로 나눠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대구 시내에서 봉무동 이시아폴리스를 거쳐 파군재삼거리에서 좌회전해 파계사 쪽으로 직진한다. 서촌초등 맞은편 공산파출소 부근에 박물관으로 가는 길이 있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대구 동구 파계로 112길 17.

문의: 053-981-4330 (www.naturaldyeing.net)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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