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총선 결과 우려만 난무…희망의 메시지 실종

▲ 22일 강대식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지지자가 ‘동구 희망나무’에 메모지를 붙이고 있다.
▲ 22일 강대식 예비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한 지지자가 ‘동구 희망나무’에 메모지를 붙이고 있다.
4 15 총선 후유증이 극심하다.

지역주의 구도로 끝난 TK(대구·경북) 총선이 그렇다.

25석 전석 패배한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24석 +보수무소속 1석의 성적으로 압승을 거둔 통합당 등 여·야 양당 모두 총선 결과에 고개를 숙인 모양새다.

지역 민주당은 차기 대권 주자 김부겸 의원 한명 조차도 살려내지 못한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실망감을 나타내고 있다.

기뻐해야 할 지역 통합당도 전국적 선거 참패에 2년뒤 있을 대선 지방선거를 걱정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모두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표심과 관련, 각종 우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성과 자성을 통해 지역민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다시한번 보여줘야 하지만 아직까지는 총선 결과만을 계속 곱씹는 국면이다.

결국 지역 정치권 모두가 공교롭게 지역 주의로 끝난 묻지마 투표 성향에 당연지기로 일관하고 있는 듯 하다는게 정가 관계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실제 김부겸 의원과 홍의락 의원 등 일잘하는 의원으로 소문한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왜 참패했는지에 대한 자성의 분석도 없다. 그저 묻지마 투표 성향탓만 강조하고 있다.

이들이 지난 4년동안 얼마나 일해 왔고 지역을 위해 공헌을 했는지 몰라도 분명한 것은 이들은 지역민심과의 소통은 그동안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정가 일각에선 지적하고 있다.

이들에게 지역 유권자들은 30% 이상대의 높은 지지율을 보였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당선 유무를 떠나 호남지역은 통합당에게 불과 4%의 지지율을 보였다.

호남에 비해 TK는 언젠가 민주당에게 맘을 활짝 열어줄 수있다는 신호라는 얘기다.

이제는 지역 민주당 스스로 지역민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다시 보여야 한다.

TK에서 압승을 거둔 통합당 역시 지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는 보내지 않고 있다.

보수텃밭을 지켜 준 유권자들에게 24석의 통합당 당선자들 모두 모여 이번 총선결과를 보여준 유권자들에게 희망의 정치를 보이겠다는 각오의 공동 메시지가 나와야 하지만 침묵은 계속되고 있다.

대구의 현역 의원들은 홍준표 무소속 당선자의 통합당 복당 이후의 지각 변동에만 잔뜩 신경쓰고 홍준표 당선자 역시 지역 유권자들에 대한 발전적 메시지 대신 통합당의 변신만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총선 이후 페이스북에서도 총선 결과에 따른 각종 분석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민주당 측 낙선 후보들도 통합당 당선자들 모두 지역 유권자들의 준엄한 심판에 대한 반성과 자성의 목소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민주당쪽 모 후보가 지역 유권자들을 외골수 라고 표현할 정도로 TK 유권자들은 보수텃밭의 위치를 그대로 지켰다.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지역 유권자들은 가감없이 받아 들였다.

중앙의 모 교수는 급기야 대구는 독립해서 일본으로 가라는 극단적 언사를 날려 공분을 살 정도로 지역 유권자들은 똘똘 뭉쳤다.

이제는 몰표를 받은 통합당 지역 당선자들이 답할 차례다.

▲ 지난 10일 주호영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청년 희망 공정사회 서약식 장면
▲ 지난 10일 주호영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청년 희망 공정사회 서약식 장면
지역 민주당도 억울한 부분도 있겠지만 그만큼 지역 민심을 얻지 못했다는 자괴감을 느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경근 지역 정치평론가는 “지역 유권자들은 코로나 19 사태를 극복하려는 시민의 힘을 다시 살리는 지역 정치권이 확 달라지는 희망의 정치를 꿈꾸고 있다”면서 “남탓보다 스스로 반성과 자성하는 지역 정치권의 자세 확립이 우선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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