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돌발변수 속에 치러지는 이번 총선은 300명의 국회의원을 새로 뽑는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 이후의 세상을 걱정하고 있다. 우리도 세계적 대 변화에 맞춰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야 할 때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막판까지 ‘깜깜이’로 일관했다. 전체 국민의 눈길을 끄는 아젠다는 제시되지 않았다.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선거의 열기나 바람조차 느낄 수 없었다. 다만 선거운동 막판에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몇몇 후보자들의 막말 레이스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을 뿐이다.
진보와 보수 양대 진영을 포함한 모든 정치세력이 국민의 선택 앞에 섰다. 정부와 여당은 국정 운영의 중간 성적표를 받게 된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3년 간의 정책기조를 계속 유지할 국정추진 동력을 확보하느냐, 조기 레임덕이 가시화하느냐를 결정하게 된다. 위기 극복을 위한 정권 안정이냐, 정권의 폭주를 제어할 수 있는 견제와 균형을 선택하느냐의 기로이기도 하다.
지역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대구 12개, 경북 13개 등 총 25개 선거구에서 미래통합당이 싹쓸이를 하느냐, 더불어민주당 등 다른 당과 무소속 후보가 살아남느냐다.
지난달 하순 투표참여 여부를 묻는 중앙선관위 여론조사에서 전국의 유권자 10명 중 7명 이상이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을 했다. 4년 전 20대 총선보다 8.8%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지난 10, 11일 양일간 치러진 사전 투표도 역대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전체 유권자의 26.69%가 참여했다. 4명 중 1명이 사전 투표에 참여한 것이다.
이는 진영 간 대립 격화에 따른 지지층 결집현상일 수도 있으나 민주주의는 투표를 통해 주민의 의견이 모아진다는 측면에서 매우 바람직하다.
높은 사전 투표율에 비례해 본 투표율의 상승도 기대된다. 사전 투표를 하지 않은 유권자들은 국가의 나갈 방향을 내 한 표로 결정한다는 마음을 갖고 지정 투표소를 찾아 투표하기 바란다.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당이 없다고 기권하면 안된다. 국가의 미래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손에 맡겨둘 수는 없지 않은가. 참여는 변화와 희망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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