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사전투표율에 관심이 쏠린다. 전국 모든 지역에서 예상을 뛰어넘는 많은 유권자가 얼굴에는 마스크, 손에는 비닐 장갑을 낀 채 지난 10, 11일 양일 간 치러진 사전투표에 참여했다.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한 국민들의 투표일 분산 심리가 작동한 동시에 진보와 보수라는 각 진영 지지층의 결집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높은 사전투표율이 최종 투표에까지 이어진다면 이는 우리 정치를 이대로 둬서는 안된다는 국민들의 참여 의식과 변화에 대한 갈구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이다.

여야 각 당은 높은 사전투표율이 자신들의 지지층이 나선 결과라며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투표의 표심이 어느 쪽으로 쏠렸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번 총선 사전투표에는 전국 4천399만4천247명의 유권자 중 26.69%인 1천174만2천677명이 참여했다.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사전투표가 첫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투표율이다.

종전 최고였던 2017년 대선 때의 26.06%보다 0.63%포인트 높다. 또 투표 성향이 비슷한 2016년 20대 총선보다는 14.50%포인트, 직전 전국단위 선거였던 2018년 지방선거 때보다는 6.55%포인트가 높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대구지역은 사전투표율이 23.56%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 감염 확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때문이다. 하지만 4년 전 총선 때의 10.13%보다는 13.43%포인트나 높게 나타났다. 경북의 이번 사전투표율은 28.70%로 전국평균보다 2.01%포인트 높았다.

사전투표율이 크게 높아짐에 따라 오는 15일 치러지는 본 투표의 투표율도 종전보다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높은 사전투표율은 선거에 관심이 없던 유권자를 투표소로 끌어내는 유인 효과도 있다.

통상 높은 투표율은 정치와 국정 현실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진 결과로 해석된다. 투표를 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상황이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정치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아 참여할 마음이 나지 않더라도 투표는 해야 한다. 그래서 현실을 바꾸자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

코로나19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 이번 선거는 투표율이 낮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그러나 사전투표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우리 정치 현실을 보면 선거 때마다 국민들의 마음에 드는 후보나 정당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최선이 없으면 차선, 그도 아니면 차차선이라도 선택해야 한다. 그러한 선택이 모여 우리가 사는 현실을 바꿔 나가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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