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저학년들을 위한 흥미진진한 이야기책

발행일 2020-04-08 16:34:2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인공지능, 지구 이야기, 야구장 가는 날

호기심 많은 우리 아이들의 엉뚱 발랄한 생각을 크게 자랄 수 있게 도와주는 책들이 최근 서점가에 많이 진열 됐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진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인 우리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워줄 수 있는 재미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책을 소개한다.

인공 지능이 뭐야
◆인공지능이 뭐야?/프뢰벨칸 편집팀 지음/김윤수 옮김/라임/48쪽/1만2천 원

‘인공지능’을 본격적으로 다룬 어린이 지식 교양서다.

우리가 자주 듣게 되는 인공지능이라는 말,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엄마 아빠가 쉽게 설명하기는 힘들다. 인공 지능이 언제 생겨났는지, 어떤 걸 의미하는지, 또 무엇을 할 수 있고 할 수 없는지, 그리고 어떻게 개발되고 있는지, 어렵고 복잡하기만 해 보인다.

엄마 아빠도 어려워하는 인공 지능에 관한 이야기를 이 책은 재미있는 미션을 곁들여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사람과 사람이 대화를 나눌 땐 상대방이 한 말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지능이 있기 때문에 들은 말의 의미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 갈 수 있다. 이런 사람의 지능을 컴퓨터로 본떠 만든 것이 바로 ‘인공 지능’이다.

로봇중에도 인공 지능 기능을 갖춘 것이 있다. 그렇다고 ‘인공 지능이 곧 로봇’은 아니다. 로봇은 사람에 비유하면 ‘몸’에 해당한다. 반면에 인공 지능은 컴퓨터이기 때문에 ‘머리’ 부분에 가깝다. 로봇은 기계라서 눈에 보이지만 인공 지능은 프로그램이어서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인공 지능은 로봇처럼 반드시 몸이 있어야 하는 게 아니라서 매우 다양한 모양을 가진다.

‘AI 미션 클리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인 ‘인공 지능이 뭐야?’는 우리 아이들이 궁금해 하는 인공지능과 관련된 궁금증을 친절하게 풀어 준다. 인공 지능의 정의를 알려 주고, 인공 지능과 로봇의 관계, 또 인공 지능의 진화 과정을 파헤쳐 보인다.

인공 뉴런, 튜링 테스트, 전문가 시스템, 딥러닝, 만화 영화 속 로봇, 인공 지능 진화의 역사까지 인공 지능의 모든 것을 총망라해서 보여 준다.

또 이 책은 재미있는 세 가지 미션을 아이들에게 제시하고, 미션을 통과해야만 인공지능에 대한 모든 정보를 머릿속에 넣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이처럼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기 위해 곳곳에 흥미로운 장치를 숨겨두고 있다.

도입부는 아이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만화로 시작한다. 친근한 만화를 통해서 독서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 줄 뿐 아니라, 앞으로 무슨 이야기가 펼쳐질 것인지 자연스럽게 알도록 도와 준다.

만약 우리 집이 지구라면
◆만약 우리 집이 지구라면/엠마뉘엘 피게라 지음/이세진 옮김/푸른숲주니어/52쪽/1만2천 원

지구를 ‘집’이라는 작고 익숙한 공간으로 압축하고 빗대어 상상함으로써, 거대하고 막연하기만 했던 지구를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도록 만들어 주는 책이다.

지구가 만들어진 46억 년 전부터 가까운 미래까지, 지구과학과 생태학·지리학·기술공학 등 과학 전 영역을 넘나들며 지구를 꼼꼼히 살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뿐만 아니라 인류의 등장과 기술의 발전 이후,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지구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지 않았다.

우리가 사는 집은 거실, 옷방, 주방, 다용도실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공간으로 나뉘어 있는데, 겉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벽 뒤에 조명과 난방, 수도 등 생활을 편리하게 하는 여러 설비도 갖추어져 있다.

만약 이런 우리 집이 거대한 지구라면 각각의 공간과 설비는 지구의 무엇으로 볼 수 있을까?

집에서 가장 넓고 온 가족이 모이는 거실은 아시아 대륙쯤이다. 지구의 여섯 대륙 중 가장 넓으면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기 때문이다. 반려동물을 포함한 우리 가족은 지구에 살아가는 77억 명의 인류와 동물일 테고, 옆집에 사는 이웃은 당연히 외계인이겠지!

화장실과 주방의 수도꼭지에서 흘러 나오는 물은 강, 지하수, 호수 등의 민물이고, 집을 따뜻하게 데우는 난방 장치는 1억 5천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 태양이다.

방이 나뉘어 있는 것처럼 지구의 땅도 여러 개의 판으로 쪼개져 있는데, 하루에 300번 이상 크고 작은 지진을 일으키며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친구에게 우리 가족과 집을 소개하듯이 오늘의 지구를 하나하나 둘러본다. 지구는 언제, 어떻게,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우리가 딛고 있는 땅 아래에는 무엇이 묻혀 있는지 등 어려운 교과서 속 과학 용어들도 익숙한 공간에 빗대어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했다.

야구장 가는 날
◆야구장 가는 날/김영진 지음/길벗어린이/44쪽/1만3천 원

그린이는 난생처음 아빠와 함께 간 야구장에서 신나는 하루를 보낸다. 아빠랑 멋진 야구 유니폼도 맞춰 입고,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야구장 치킨도 먹으면서…

경기가 시작되자 그린이는 아빠에게 순수하고도 엉뚱한 질문들을 늘어놓는다. “아빠, 투수가 공을 포수한테 안 던지고 관중석으로 던지면 어떻게 돼?”, “홈런을 쳤는데 공이 반으로 쪼개져서 한 쪽은 운동장에, 다른 한 쪽은 담장 너머로 넘어가면 그건 홈런이야?” 등 상상력이 가득한 아이들만이 할 수 있는 기상천외한 질문 공격에 아빠는 땀을 뻘뻘 흘리며 대답해 준다.

사실 야구장에 경기를 보러 갔다기보다는 치킨을 먹으러 갔던 그린이는 경기장의 활기찬 분위기에 들떠 아빠와 함께 멋지게 파도타기 응원도 하고, 상대 팀의 재미난 응원도 따라하며 야구장에서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만끽한다.

드디어 떨리는 9회 말, 쌍둥이 팀의 마지막 공격 순서다. “그린아, 안타 하나면 끝내기로 우리 팀이 이겨!” 아빠의 말에 그린이도 가슴 졸이며 시원한 안타 한 방과 짜릿한 승리의 순간을 기다린다.

과연 그린이와 아빠의 바람대로 쌍둥이 팀은 오늘 경기에서 이길 수 있을까?

우리 집 이야기를 보는 듯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빠 작가’ 김영진이 실제로 열혈 야구팬인 자신의 경험을 살려 생생하고 재미있는 야구장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쪽에서 저쪽으로 공 주고 받기를 하는 그린이와 아빠의 모습,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최고의 투수 이상훈 선수의 멋진 활약상, 야구장 식당가에서 여기저기 신이 나 돌아다니며 무엇을 먼저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그린이의 모습, 거대한 파도타기 응원을 하는 관중석의 모습은 마치 야구장에 있는 듯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해 준다.

또 끝없이 펼쳐진 마운드, 텔레비전 중계를 하는 야구 해설가, 그리고 갖가지 재미있는 응원 도구를 가지고 목청껏 응원하는 관중들의 다양한 모습은 작가가 야구팬으로 오랫동안 관찰하고 경험해 온 것이다.

작가는 아빠로서 그리고 오랜 야구팬으로서 아이와 함께 처음 야구장에 갔던 이야기를 특유의 유쾌함과 따뜻한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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