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대구 번화가, 쏟아져 나온 시민들로 밤낮으로 붐벼||사회적 거리두기 2주 더 연장,

▲ 지난 3일 오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는 ‘불금’을 맞아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 지난 3일 오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는 ‘불금’을 맞아 젊은이들로 가득 찼다.




“코로나 이제 좀 잠잠해진 것 아니에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두 달 가까이 이어지자 시민들도 점점 지쳐가며 인내심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정부가 5일까지로 예정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실천 기한을 19일까지로 연장하며 막바지 확산 방지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는 만큼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이 절실한 실정이다.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의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에서 일부 시민이 위생수칙을 지키지 않고 거리를 활보하는 상황이 곳곳에서 생겨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 로데오거리는 따뜻해진 봄 날씨에 ‘불금’을 만끽하려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주점마다 손님들도 가득 찼고 일부 인기 가게는 입장을 기다리는 긴 줄이 늘어설 정도.



가게 안 테이블을 꽉 채운 젊은이들은 마스크를 벗어던진 채 “위하여”라고 외치며 술잔을 부딪치며 잔을 서로 주고받았다.

이들은 찌개나 탕 등의 안주를 함께 숟가락으로 휘저으며 먹기도.



큰 소리로 울려 펴지는 음악 탓인지 옆 사람과 바짝 붙어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가게 입구에서는 입장하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발열 검사가 이뤄졌지만, 정작 가게 안에서는 마스크 착용 여부는 관심이 없어보였다.



“카악~퉤!”

가게 앞 골목에는 흡연자들의 가래 뱉는 소리가 가득했다. 바닥은 이들이 뱉은 가래침과 버린 담배꽁초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다음날 오후 1시 동성로 식당가.



성큼 다가온 봄 날씨 탓인지 오랜만에 동성로는 ‘사람 냄새’가 물씬 풍겼다.



그동안 문을 닫아 유령 도시 같았던 거리는 이날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활짝 열고 오랜만에 몰려든 고객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었다.



이날 거리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들이 제법 눈에 많이 띄었다. 한 시민은 마스크 착용 여부로 가게 직원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관광지에는 산책과 늦깎이 꽃놀이를 하려는 가족 단위 상춘객들이 쏟아졌다.



이날 오후 3시 대구의 벚꽃 명소 수성구 수성못에는 절정에 달한 벚꽃을 감상하려는 상춘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어린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와 젊은 커플들,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시민들이 벚꽃을 감상하며 수성못 산책로를 가득 메웠다.



이날 수성못을 찾은 최재훈(38·수성구)씨는 “타 지자체는 벚꽃 거리 자체를 폐쇄하거나 경찰 병력들을 배치해 통제한다고 들었는데 정작 피해가 가장 심한 대구는 그런 모습이 없는 것 같다”며 “시민들의 안전을 위한 조치가 어느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걱정했다.



전문가들은 길어지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국민의 피로감을 극복하는 것이 이번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마지막 숙제라고 강조했다.



영남대 이근미 가정의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초기였던 2월과 3월 초에 정부가 행정조치 등으로 강력하게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행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있다”며 “무작정 사회적 거리두기보다는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간단한 운동과 산책, 등산 등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 4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는 따뜻한 날씨 속에 시민들로 북적였다.
▲ 4일 오후 1시께 대구 중구 동성로 일대는 따뜻한 날씨 속에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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