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일반

재택근무, 입대 연기 등…코로나19가 만든 이색 ‘집안’ 풍경

온 종일 가족 구성원이 함께, 대화 늘어나
유흥 줄이고…문화, 예술 등 창의적으로 변모

코로나19로 각 가정이 그동안 미뤄뒀던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등 창의적으로 문화예술 생활을 즐기고 있다. 한 주부는 어린 자녀와 함께 콩나물 키우는 취미에 빠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대구의 가정 풍경이 확 변했다.

코로나 확산 전에는 평소 각자 바쁜 일과를 보냈던 탓에 마주할 일이 비교적 적었던 가족들이 재택근무, 개학 연기 등으로 집안에서 온 종일 함께 지내는 까닭에 가정마다 색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 가정에서는 그동안 미뤄뒀던 취미생활을 함께하는 등 창의적으로 문화예술 생활을 즐기고 있다.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김모(48)씨의 가족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한 달 가까이 집안에서 온 가족이 북적거리며 지내고 있다.

김씨 회사가 재택근무로 근무형태가 바뀌면서 한 달 넘게 회사를 출근하지 않고, 자녀들 역시 집에서 지내기 때문이다.

큰 아들은 군 입대가 연기 돼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내고, 둘째 아들은 집에서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기타를 배우는 등 수업과 취미활동을 동시에 즐기고 있다.

외부 활동이 없는 탓에 다른 사람들과 접촉은 줄어들었지만,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늘어난 것.

김씨는 “가족들이 함께 한 공간에서 생활하니 부부와 가족 간 대화가 한결 늘어났다”며 “다 같이 모여 영화를 보거나 산책을 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내는 기회가 많아져서 좋다”고 말했다.

또 두 아이를 키우는 A(37·여)씨는 매일 아침 가족들의 삼시세끼 식사 메뉴 준비와 놀 거리를 고민하는 것이 일상이 됐다.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개학이 다시 연기되면서 온종일 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나이 터울이 있고, 학원을 다니며 서로 볼 시간이 많지 않았던 두 형제는 최근 함께 있는 시간이 늘면서 형제애가 싹트기도 했다.

A씨는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하는 재미를 새삼 느끼고 있다”며 “아이들도 각자 시간표를 짜서 계획적으로 생활하는 등 길어진 ‘집콕’생활을 꽤나 안정적으로 잘 적응하는 것 같다”고 웃음 지었다.

또 온 가족이 코로나19로 인해 행락 문화도 변했다.

일과 후 여러 사람들과 함께 보냈던 종교생활과 운동 및 유흥 등을 줄이고, 미뤄뒀던 예술과 문화생활을 누리는 등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최근 집에서 할 수 있는 홈 트레이닝, 달고나 커피 만들기, 다육이 키우기 등 문화생활을 즐기는 이들이 부쩍 늘었다.

백모(34·여)씨는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자 어린 자녀와 함께 최근 콩나물 키우는 재미에 빠졌다.

백씨는 “5주째 집콕을 하다 보니 콩나물 키우는 취미생활이 생겼다”며 “하루하루 자라가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고 뿌듯하다. 열심히 키워서 반찬을 해먹고 싶다”고 자랑하기도.

영남대 사회학과 허창덕 교수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바쁜 일상 중 지나쳐왔던 가족 간 상호작용이 늘어나고, 스스로가 문화생활을 즐기는 기회가 된 점에서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기회에 가족 간의 기본적인 의사소통 방법을 찾고, 스스로의 목표의식과 삶의 방식 등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기가 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구아영기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