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구 능인고·율사 출신 선후배의 ‘지역구 바꿔치기’ 논란

발행일 2020-03-08 15:47:4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주호영
정상환
대구 수성구에 대구 능인고·율사 출신 선후배의 ‘지역구 바꿔치기’가 도마 위에 올랐다.

주호영 의원(수성을)과 정상환 변호사(수성갑 예비후보) 얘기다.

지난 6일 미래통합당 공관위는 대구 수성을 주호영 의원을 수성갑으로 전략 공천했고 수성갑에 공천을 신청한 정상환 변호사는 수성을에서 이인선 전 대구경북자유구역청장과 경선을 벌이게 했다.

공교롭게도 이들은 능인고 출신이자 율사 출신이라는 접점이 있다.

주호영 의원은 능인고 34회, 정상환 변호사는 39회를 졸업했다.

또한 주 의원은 제24회, 정 변호사는 제2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주 의원은 2003년 2월까지 대구지방법원 판사, 상주지원장, 부장판사로 근무하다 19년간의 법관 생활을 접고 정계에 입문했으며 21년간 대검, 중앙지검, 대구지검 등에서 검사로 공직생활을 한 정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 처음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가에서는 이번 수성구 공천을 두고 컷오프 위기에 처해 있던 주 의원의 시나리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실제 주 의원은 이번 공천에 일부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주 의원과 사전에 협의를 했느냐’는 질문에 “(공관위가) 본인의 승낙이나 동의없이 마음대로 하지는 않는다. 정치는 결단이 필요하다. 결단에 따라서 (결정)한 것”이라며 사실상 주 의원의 의사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게다가 8일 수성갑 예비후보인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공천발표가 임박한 지난 6일 오후 4시30분부터 5시까지 30분 간 수성을에 추가 접수를 공고하는 번개, 날치기 수법으로 정상환 변호사를 수성을에 경선하도록 했다”며 “이는 공관위와 주 의원 간 이미 사전에 야합이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 의원이 수성갑으로 이동하면서 정상환 변호사를 자신의 지역구에 슬며시 밀어줬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수성구 공천을 두고 후보들의 반발이 거세 후폭풍이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논란에도 이들이 금배지를 받으며 능인고 전성시대를 열지 귀추가 주목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들이 나란이 금배지를 받는다면 주 의원은 역대 수성갑 최초 능인고 출신 국회의원이 될 전망이다.

통합당 계열은 그동안 수성갑이 대구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을 감안해 경북고 출신의 거물급 인사를 전략 공천해 왔다.

때문에 수성갑은 경북고 출신 인사들의 차지였다.

수성갑이 단독 선거구로 독립된 14대 총선(1992년)부터 당선된 박철언·김만제·이한구 모두 경북고 출신이다.

현 의원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도 경북고 56회 출신이다.

정 변호사도 수성을에서 경선을 거쳐 금배지까지 거머쥔다면 주 의원에 이어 능인고 출신 국회의원의 계보를 이어갈 전망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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