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첫 확진자 발생 9일만에 1천 명 돌파, 시민들 공포 속의 나날 보내||극심한 감염병

▲ 코로나19로 상처받은 대구시민들의 마음의 치유가 절실하다. 사진은 텅텅 빈 대구 중구 동성로의 모습.
▲ 코로나19로 상처받은 대구시민들의 마음의 치유가 절실하다. 사진은 텅텅 빈 대구 중구 동성로의 모습.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대구시민의 마음의 상처가 끝도 없이 깊어지고 있다.



청정지역으로 통했던 대구에서 첫 확진자 발생 후 열흘도 되지않아 1천 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자 시민의 충격과 공포가 극에 달하고 있다.

또 극심한 감염병 스트레스에도 시달리고 있다.



게다가 언론과 온라인 등을 통해 감염병의 진원지로 지목된 대구에 대한 봉쇄론이 나오는가 하면, 타지역에서는 대구사람을 기피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단순한 불안·공포를 넘어 불면증, 소화불량, 무기력증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 후유증’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다.



이에 따라 코로나 사태의 최대 피해자인 대구시민에 대한 ‘마음의 방역’도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혜련(35·여·수성구)씨는 며칠째 잠을 설치고 있다. 벌써 일주일 넘게 감염 우려로 집 밖을 나오지 않고 있다.



매일 뉴스를 통해 코로나 확진자 소식을 들으면서 극도의 불안감과 함께 소화불량은 물론 불면증까지 생겼다.



신씨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속이 메슥거려 며칠째 죽만 먹고 있다. 감염병 스트레스로 내가 병에 걸릴 지경”이라고 토로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 등의 국가적인 재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이 느끼는 스트레스 반응은 불안과 공포, 불면, 주변에 대한 의심, 과도한 경계, 무기력증 등이다.



이러한 스트레스가 신체적으로 두통이나 소화불량, 어지럼증, 두근거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감염병 발생의 경우 건강의 염려로 외부활동을 멈추고 타인을 극도로 경계하기도 한다.



국가트라우마센터는 이러한 반응이 감염병과 같은 재난을 경험한 사람은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강조했다.



국가트라우마센터 관계자는 “현실을 받아들이며 과도하게 걱정하거나 몰입하지 않아야 한다”며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관련 전문가들은 정확한 정보의 소통과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가 뚜렷이 규명되지 않은 질병이다 보니 시민들이 훨씬 더 큰 불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인터넷 등을 통해 검색한 검증되지 않은 잘못된 정보에 집착하다 보면, 오히려 불안감만 더 키울 수 있다.



특히 손을 씻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기본적인 위생 준칙을 지키는 게 자신을 보호하는 데 훨씬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영남대 정신건강의학과 서완석 교수는 “건강한 사람들은 지나치게 코로나19에 대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지나친 걱정과 우려는 다른 병으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쩌면 ‘메르스’ 때의 트라우마가 뇌 속에 남아 사소한 자극에도 더 큰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며 “이럴 때일수록 서로를 안심시키고 전화나 카톡을 통해 격려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