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는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라

발행일 2020-02-27 15:55:0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가 27일 마침내 1천 명 선을 넘어섰다. 지난 18일 지역에서 첫 확진자(31번)가 나온 지 9일 만이다. 자고 나면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대구 시민들은 폭증하는 확진자 숫자에 거의 체념 상태다. 이제 더 이상 놀라지도 않는다. 대구시는 이 같은 확진자 급증이 신천지 대구교회의 전 교인을 대상으로 한 검사 결과를 반영한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향후 1주일이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한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대구 시민들은 전전긍긍이다. 나도 모르는 새 이웃에서 확진자가 나타날 수 있다. 내가 만난 사람이 접촉자인 지도 알 수 없어 불안하기 짝이 없다. 시민 대부분이 강제나 다름없는 자가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다.

대구시는 시민들의 이 같은 불안에도 불구, 확진자 동선을 공개하지 않아 시민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시민들은 확진자 발생 며칠 후에야 질병관리본부 자료를 통해 겨우 동선을 파악하는 게 고작이다. 이로 인한 시민들의 불만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현재 경북은 물론 부산, 경남 등 대부분 지자체들이 확진자 발생 시 신속히 동선을 공개하는 것과는 너무 대조적이다. 대구시는 확진자와 자가 격리자 수치만 공개하고 있을 뿐이다.

대구시는 대구의 확진자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면서 관리 인력이 부족한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시민들은 그러한 어려움을 잘 안다. 하지만 구차한 변명으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질병관리본부는 확진자 동선 공개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부산시 등은 매일 확진자에 지역 발생 번호를 부여, 상세한 동선을 실시간 홈페이지와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 경북의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이에 시민들은 더욱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

지역 보건 관계자는 확진자 숫자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대구 전역이 확진자 동선에 포함된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라 동선 공개가 별 의미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확진자 동선은 지금이라도 공개하는 것이 옳다. 시민들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도 알 권리가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시민들이 확진자의 동선을 알면 이를 피해 활동할 수 있는 등 생활불편을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또한 감염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확진자 동선 공개는 시민들에게 방역 대책에 대한 신뢰도 준다.

코로나19 관련 정보는 사생활 관련 사항을 제외하고는 숨김없이 공개해야 한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중국정부가 쉬쉬하다가 재앙을 자초한 사례를 잊어서는 안 된다. 대구시의 확진자 동선 공개는 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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