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구지역 첫 확진자 발생 이후 불과 열흘도 안돼 ‘대구 고립’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의 일상생활 불편과 함께 심리적 고통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국내외 항공편에 이어 고속·시외버스 노선까지 잇따라 끊겼다. 대구에 다녀왔다고 하면 재택근무 조치를 하는 사업장이 늘고, 일부 지역에서는 병원 진료거부 사태까지 빚어진다.

대구국제공항은 현재 사실상 마비상태다. 28일 중국동방항공의 상해 취항을 끝으로 대구를 연결하는 국제선 노선은 모두 운항이 중단된다. 중국, 일본, 대만, 베트남, 필리핀, 태국, 괌, 라오스 등 8개국 16개 노선(주 266편)이 올스톱되는 것이다.

국내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티웨이항공의 대구~제주 노선을 제외한 다른 4개 항공사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티웨이도 운항 편수를 절반 가까이 축소한다.

베트남 등 일부 국가에서는 대구에서 왔다고 하면 일정기간 병원에 격리시키는 일도 발생하고 있다.

항공편 올스톱은 당장의 불편도 불편이지만 대구경북 통합공항 건설에 나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되는 사안이다. 향후 사태가 고착화되지 않도록 대구시에서 미리미리 챙겨나가야 할 부분이다.

대구를 잇는 고속·시외버스도 마찬가지다. 코로나19 사태로 탑승객이 격감했다는 것이 이유다. 지난 25일 현재 시외버스 운행 전면중단을 밝힌 지역은 전주, 춘천, 수원, 안산 등이다. 또 대전 유성, 세종, 서산, 당진도 시외버스가 운행되지 않고 있다. 울산은 고속버스 운행이 하루 33편에서 7~8편으로 줄었다. 의정부와 인천 노선도 감축 운행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인천의 한 회사원은 아내가 있던 대구의 처가를 다녀왔다는 이유로 재택근무 명령을 받았다. 그의 아내는 출산 후 몸조리를 위해 최근까지 대구의 처가에 머물고 있었다. 또 일부 지역에서는 대구에서 왔다는 이유로 병원 진료를 거부하는 어처구니 없는 사례까지 나타나고 있다.

지난 주말 북대구와 서대구 IC를 이용한 교통량은 평소보다 40% 이상 줄었다. 교통량 급감은 타지역과 대구의 소통이 그만큼 감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와중에 온라인에서는 ‘대구 폐렴’, ‘TK 폐렴’ 등의 단어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대구를 비하하거나 타지역 사람들에게 대구의 이미지를 나쁘게 하는 조어여서 권영진 시장이 간곡하게 사용 중지를 부탁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을 꺼리는 사람들을 비난만 하고 있을 수도 없는 안타까운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방심도 금물이지만 지나치게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당분간 외출을 자제하고 개인위생 수칙을 지키는 것이 이번 사태를 이겨내는 방법이다. 모두 조금만 더 인내하며 견디자.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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