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급 지적장애인 시설, 입소자 및 종사자 등 22명 확진

▲ 칠곡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칠곡밀알사랑의집 정문에 붙은 ‘외부인출입 금지’ 안내문이 입소시설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 칠곡에서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칠곡밀알사랑의집 정문에 붙은 ‘외부인출입 금지’ 안내문이 입소시설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
“청도 대남병원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와 불안할 뿐입니다.”

25일 칠곡군 가산면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밀알사랑의집’ 인근에 위치한 A업체 직원의 우려 목소리다.

하얀 마스크를 낀 그는 작은 창문으로 눈만 빼 꼼 보이고, 불안한 듯 후다닥 창문을 닫고 사라졌다. 외부인을 매우 꺼리는 분위기였다.

더욱이 밀알사랑의집은 하얀 운무로 덥혀 적막감마저 돌았다.

밀알사랑의집 입소자 12명, 근로장애인 5명, 직원(생활교사) 5명 등 총 22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칠곡지역 첫 코로나19확진지다.

이는 지난 24일 B(46)씨 등 입소자 3명과 종사자 1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후 하루 만에 발생한 것이다.

▲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칠곡 ‘밀알사랑의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사진은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밀알사랑의집 전경.
▲ 중증장애인 거주시설인 칠곡 ‘밀알사랑의집’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사진은 칠곡군 가산면 학산리 밀알사랑의집 전경.
밀알사랑의집은 입소자 30명, 근로장애인 11명, 직원 28명(의사 1명·간호사 1명 포함) 등 69명이 생활하거나 근무하는 시설이다.

3층 건물로 1층 사무실, 2층 생활관(10실), 3층 강당으로 사용한다. 바로 옆 단층 건물은 재활시설인 밀알희망일터다.

밀알사랑의집에는 지적 장애인들이 거주하고, 밀알희망일터에는 근로장애인 11명이 근무한다.

보건당국은 22명이 무더기로 확진 판정을 받았으나 69명 모두를 검사했기 때문에 추가 확진자가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지역 전체로 코로나19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제2의 청도 대남병원 사태가 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주민 박모(55)씨는 “칠곡은 구름도, 바람도 쉬어가고, 태풍도 소멸되는 청정지역이라 코로나19도 비켜갈 것으로 생각했는데 엉뚱한 곳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마음이 무겁다”며 “사태가 빨리 해결돼 평소처럼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설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것은 입소시설의 특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입소자들이 방 하나에 공동생활을 하다 보니 피해가 컸다는 것이다.

또 아프거나 열이 나도 자신의 의사를 정확히 표현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이다 보니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칠곡군도 이번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칠곡군 이곳 시설에 대한 시설폐쇄와 출입통제를 하는 한편 매일 관계자와 연락을 취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확진자들을 안동·포항의료원 등으로 이송하고, 음성 결과가 나온 47명을 시설 내 격리하기로 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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