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구미 경주 등 도내 산업벨트 확진자 속출…생산차질 우려||확진자 발생 기업, 자가격리

▲ 포항과 구미, 경주 등이 코로나19에 뚫리면서 지역 산업계가 초비상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
▲ 포항과 구미, 경주 등이 코로나19에 뚫리면서 지역 산업계가 초비상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 전경.
지역 경제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포항과 구미, 경주 등이 코로나19에 뚫리면서 지역 산업계가 초비상이다.

대기업 전자공장과 자동차 부품업체에 이어 철강업체까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포항공장 사무동에서 근무하는 직원 1명이 지난 23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직원은 지난 15일 포항의 한 식당에서 대구에 사는 부친과 식사를 했는데 부친이 21일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다. 이 직원은 부친의 무증상 기간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긴급 노사 대책회의를 갖고 23일 오후 3시부로 해당 직원이 사용하던 건물 일부를 5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해당 확진자에 대해서는 유급휴가 처리하고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밀접 접촉자, 유증상자 등 전수조사도 진행했다.

아울러 오는 28일 예정된 정전작업 일정을 앞당겨 공장 내 전체구역에 방역을 실시하고 외주업체 출입 시 발열체크와 동선파악 등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 포항공장은 주로 철근, H형강, 중기, 특수강 등을 생산한다. 특히 국내 KTX 전 구간에 깔리는 레일의 90% 이상이 이곳에서 나오고 있다.

철강업계는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에 따라 공장 일부 구간 폐쇄와 직원들 자가격리 조치로 인해 공정에 다소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구미사업장 무선사업부 소속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사업장을 전격 폐쇄했다.

구미사업장은 삼성전자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작지만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간판 공장으로 알려졌다.

다양한 생산공정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라인 특성상 단 한 명만 확진자가 발생해도 전체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업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삼성전자 측은 주중 생산라인을 재가동하고 추가 조업을 진행해 제품 생산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사업장뿐 아니라 협력업체까지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연쇄 생산 차질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1일 경주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남성은 서진산업 지게차 운전 직원으로 알려졌다.

서진산업은 차량용 프레임, 섀시 등을 생산하는 현대자동차 1차 협력사다. 이곳에서 생산된 제품은 현대차 울산공장에 공급되고 있다.

숨진 남성의 사후 검사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오자 이 업체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공장을 일시 폐쇄하고 방역 작업을 확대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사태가 확산되면 이미 부품 공급 차질로 셧다운을 겪은 현대차를 비롯해 대규모 자동차 생산시설이 몰려 있는 울산지역까지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도레이도 구미공장에 근무하는 협력업체 직원의 여자친구가 지난 23일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지면서 해당 직원을 자가격리 조치하고 사업장에 대한 방역을 확대했다.

도레이는 도레이첨단소재 구미 공장에서 디스플레이 소재를 생산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에 납품하고 있다.

가동 차질이 빚어질 경우 업계 전반이 충격파를 받을 전망이다.

도레이는 또 도레이배터리세퍼레이트필름코리아(TBSK) 구미 공장에서 전기차용 배터리 분리막을 생산 중이다.

일본 브랜드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큰 소재여서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을 경우 배터리 생산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포항철강산업단지관리공단 전익현 이사장은 “업체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업장 폐쇄를 막기 위해 감염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현재까지 눈에 띄는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으나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볼 때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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