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홍섭 부국장
▲ 이홍섭 부국장
중국에서 급습한 ‘코로나19’가 전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무엇보다도 대구·경북지역은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삽시간에 ‘두려움의 도시’로 변했다.

지금 대구는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고, 확진자가 다녀간 곳은 연이어 ‘폐쇄’ 조치가 내려지는 등 도시 전체가 마비되고 있다.

시민들은 “나도 언제 어디서 바이러스에 감염될 지 모른다”며 ‘패닉’에 빠졌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대구·경북은 코로나19의 청정지역 이었다.

중국 우한의 ‘코로나19’ 사태를 지켜보면서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영화같은 이야기인줄로만 알았다.

하지만 지난 18일 대구에 첫 확진자가 나타난 후 상황은 급변했다.

불과 2~3일 만에 확진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사망자가 이어지면서 시도민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지금 대구는 31번 환자가 ‘슈퍼전파자’로 지목되면서 도시 기능이 완전히 마비됐다.

어느분야 할 것 없이 모두 꽁꽁 얼어붙었다.

‘코로나19’ 전염사태는 대구·경북뿐 아니다. 이제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됐다.

우리가 이미 경험했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신종 플루(인플루엔자A·HINI)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는 중국에 이어,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세계 2위의 국가가 됐다.

전염병은 때로 전쟁보다 더 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끔찍한 재앙으로 나타난다.

14세기 유럽을 강타했던 흑사병(페스트)과 16세기 아메리카 대륙에 퍼졌던 천연두는 전쟁보다 더 무서웠던 존재다.

당시 흑사병은 유럽인구의 3분의 1을, 천연두는 아메리카 대륙의 선주민인 인디오들의 95%나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코로나19의 현실도 상당히 심각하다. 빨리 국가적인 차원으로 대처하지 않으면 제2의 페스트가 될 가능성도 있다.

우리나라에 왜 이런사태가 발생했는가? 사전에 방비할 수는 없었던 것일까?

최근 모 의사가 주장한 코로나19와 관련한 범국가적 대책에 적극 공감한다.

그는 ‘일차 방역 실패’를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애초에 정부에서 코로나19가 창궐한 중국에서 들어온 사람들을 철저히 차단하지 않은것을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밝혔다.

정부에서는 아직도 코로나19의 정확한 진원지를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31번 감염자가 대구·경북에 바이러스를 퍼트린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 온 감염자를 사전에 차단하지 못하고 맘대로 활동하도록 방치한 것이 원인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코로나19는 감염자를 가려내기가 쉽지않다. 자신도 알지 못하는 잠복기이거나 가벼운 증세의 환자는 의료인이 봐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국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증상을 보이지 않은 잠복기의 사람들이 국내에 들어올 때 체온 체크만으로는 잠재환자들을 구분해 내기가 불가능했다.

의사협회 등 의학전문가들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한 초기에 “중국인들의 유입을 차단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를 무시했다. 중국정부의 눈치보기에 급급하다가 재앙을 초래했다. 이 무서운 전염병을 차단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쳐버린 것이다.

중국과 5천㎞에 달하는 국경을 맞대고 있는 몽골은 아직 단 한 명의 코로나19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국가에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일찌감치 중국과의 모든 교역과 통로를 차단하는 초강력 정책을 펼친 덕분이다.

이제 코로나19는 전국적으로 확산됐다.

심각한 문제는 지금도 전국 어디에선가 아무도 모르게 또다른 지역감염을 발생시키고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더 이상 대형 재난을 막기위해 국가가 사활을 걸고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이미 늦긴했지만, 방역체계를 완전히 바꿔야 한다.

우리나라 전역을 감염병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 국가의 모든 인력을 총동원해서 숨어있는 경증환자와 잠복기에 있는 사람들을 찾아내 더이상 바이러스 전파를 막아야 한다.

문대통령은 23일 범정부 대책회의를 하고 대응체계를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제서야 심각성을 깨달은 것인가?

이미 늦었다. 국민을 더 이상 희생시키지 않기위해 국가적 비상사태를 선포해야 한다.

코로나19가 대한민국을 휩쓸어 버리는 ‘퍼펙트 스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이홍섭 부국장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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