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1 'TV는 사랑을 싣고' 제공

연예인 무당 무속인 정호근, 배우 정호근이 궁금한 가운데 정호근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21일(금일) 방송될 KBS 1TV 'TV는 사랑을 싣고'에는 정호근이 무명 시절 단역밖에 맡지 못했던 자신에게 처음으로 주연 무대를 맡겨준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 선배 이송을 찾아 나서는 모습이 그려진다.

1986년 군 제대 후 변변한 배역 없이 무명의 설움을 겪어야 했던 당시, 정호근의 능력을 높이 샀던 이송 형이 자신이 연출을 맡은 연극 '안티고네'의 주인공인 ‘크레온’ 역을 고민 없이 주었던 것. 정호근에게 이송 형은 자신의 연기 재능을 가장 먼저 인정해주며, 인생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된 주연 공연 무대를 만들어준 친형 같은 선배였다. 하지만 정호근은 25년 전 연락이 끊긴 뒤 지금까지 이송 형을 찾을 수 없었던 피치 못할 사정을 고백했다.

무속인이었던 할머니의 기를 이어받아 어릴 적부터 신기를 느꼈던 그가, 신내림을 거부하면서부터 예사롭지 않은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던 것. 잘 풀리지 않는 연기자 생활만으로 생계를 이어가기 어려웠던 정호근은 29살 때부터 부업으로 식당을 운영했으나 폐업하기 일쑤였고, 1995년에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첫째 딸을 얻었지만, 미숙아였던 탓에 2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이후 네 아이를 더 낳았으나 2004년 태어난 막내아들까지 3일 만에 하늘나라로 떠나게 되면서, 그 충격으로 죄책감에 시달려 고통스러운 날을 보냈던 정호근.

한국을 벗어나면 자신을 옥죄어왔던 불행이 끝날까 하는 간절한 마음에 가족들을 미국에 보낸 후 16년간 기러기아빠 생활을 이어왔던 정호근이지만 신병으로 원인 모를 복통에 시달리게 됐고 아이들에게까지 이 고통을 주고 싶지 않아 버티고 버티며 거부하던 운명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토로한다. 자식에게 대물림되지 않길 바라며 모든 짐을 짊어지겠단 마음으로 2014년 무속인의 길을 걷게 됐다는 설명이다.

어렵게 용기를 내 이송 형을 찾기로 결심했지만, 촬영 내내 형도 자신을 만나지 않으려고 하는 건 아닌지 걱정을 떨칠 수 없었다는 정호근이 'TV는 사랑을 싣고'를 통해 이송 형과 25년 만의 재회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TV는 사랑을 싣고'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40분에 방송된다.

신정미 기자 jm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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