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들은 아이 돌보기 위해 자체 휴업하기도

▲ 대구 중구 한 어린이 집에서 보낸 코로나19 관련 휴원 알림 문자.
▲ 대구 중구 한 어린이 집에서 보낸 코로나19 관련 휴원 알림 문자.




대구에서 코로나19 추가 확진자가 무서운 기세로 늘어나자 지역 내 모든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 등에 휴원·휴교 조치가 내려졌다.

이에 따라 자녀를 맡길 곳을 찾지 못한 맞벌이 가정은 이중고를 겪는 실정이다.



대구시교육청과 구·군청 등은 맞벌이 가정 등 긴급보육이 필요한 경우에 대비해 당번 교사를 배치해 보육을 실시토록 하고 있다.

20일 추가된 확진자 가운데 어린이집과 미술학원 교사 2명이 포함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녀의 등원, 등교 자체를 꺼리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맞벌이 가정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녀를 둔 일부 자영업자들은 자체 휴업을 결정하기도.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모(38·여)씨는 “긴급 보육이 가능하다고 해도 마음이 통 놓이지 않아 보낼 수 없었다. 두 살, 세 살, 여덟 살 난 아이들을 맡길 만한 곳도 없는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손님도 없어 당분간 문을 닫기로 했다”고 쓴 웃음을 지었다.

워킹맘 강모(42)씨는 “학원 교사가 확진자로 포함됐다는 얘기를 듣고 소름이 끼칠 정도로 공포를 느꼈다. 휴원하지 않았더라도 어린이 집에 보내는 것 자체가 께름칙해 전날 퇴근하자마자 늦게라도 의성 시댁에 아이들을 맡기고 왔는데 잘 한 것 같다”며 “워킹맘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고 말했다.

자녀를 직접 돌보거나 주위에 맡길 데가 있는 가정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부부 둘 다 직장생활을 하거나 맡길 곳도 없는 경우 노심초사 마음을 졸이며 긴급보육에라도 맡기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휴원 소식이 알려진 지난 19일부터 온라인 카페 ‘대구맘’에도 아이들의 등원을 두고 고민하는 글들이 쏟아졌다.

한 회원은 “돌봄교사가 있다고 해도 우리 아이만 맡겨지는 것만 생각하면 가슴이 아리고 미안해 남편이랑 교대로 연차라도 써서 아이를 돌봐야 할 것 같다”며 하소연했다.

20일 해당 카페에는 어린이집과 미술학원에서 확진자가 나왔다는 소식을 공유하며 해당 어린이집과 미술학원의 이름과 위치, 주소 등과 관련한 글이 쇄도하기도 했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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