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구 주요 거리 텅텅 비어, 상인들은 한숨만||시민들, 31번 확진자와 신천지 대구

▲ 20일 오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의 모습. 평소 붐비던 거리는 텅텅 비었다.
▲ 20일 오전 11시30분 대구 중구 동성로의 모습. 평소 붐비던 거리는 텅텅 비었다.
▲ 20일 낮 12시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의 모습.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 20일 낮 12시 대구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의 모습. 시민들의 발길이 끊겨 한산한 모습이다.


잇달아 코로나19 확진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대구가 ‘유령도시’로 변하고 있다.

20일 대구에서만 34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나오자 대구시민은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20일 오후 6시 기준 대구에서는 모두 47명의 확진자가 생겼다.

붐비던 도심 거리는 텅텅 비어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고, 온갖 유언비어까지 난무하며 민심은 흉흉해지고 있다.

시민들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만큼 확산하자 31번 확진자와 대구 신천지 교회로 분노를 쏟아내 또 다른 갈등과 분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일 오전 11시 대구 중구 동성로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거리는 텅텅 비어 인적을 찾아 볼 수가 없었다.

가끔 보이는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평소 이곳을 지나며 출퇴근한다는 김지민(34·여·달서구)씨는 “동성로에 사람이 이렇게 없는 것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일부 미용실과 카페 등에는 ‘신천지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박동하(37·달서구)씨는 “그동안 코로나 청정지역이었던 대구에서 확진자가 쏟아지니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 너무 두렵고 공포스럽다”고 걱정했다.

오전 11시30분 점심시간이 다 됐지만 식당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한 식당 업주는 “코로나19 여파로 손님들이 직접 매장을 찾아오는 것을 꺼려하고 배달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확산의 진원지가 된 신천지 대구교회와 31번 확진자에 대한 비난도 쏟아졌다.

동성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51)씨는 “한 사람 때문에 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 벌어진 것이냐”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었다.

지하철은 침묵의 공간이 됐다.

출근 시간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침묵하고 있었다.

한 탑승객이 잔기침을 하자 주변에서 뜨거운 눈총을 보냈다.

평소 붐비던 지하상가도 썰렁하기는 마찬가지.

낮 12시께 중구 반월당 지하상가는 머물러 있는 시민을 좀처럼 찾기 힘들었다.

평소 약속의 장소로 각광받던 반월당 ‘만남의 광장’은 텅텅 비어있어 이름이 무색한 상황이었다.

마스크로 무장한 이들은 빠른 걸음으로 사람들이 모인 곳을 신속히 빠져나왔다.

약국과 편의점 등은 뒤늦게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시민들로 붐볐다.

하지만 KF80, KF94 등 방진 기능이 있는 마스크는 모두 매진됐고, 일부 방한용 마스크만 남아 있자 시민들은 실망감에 한숨을 내쉬며 발걸음을 돌렸다.

반월당 지하상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최재흥(58)씨는 “18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자 마스크가 이미 동이 났다. 계속 발주하기 위해 노력 중이지만 물량 자체를 구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신천지 대구교회가 있는 남구의 주민들의 걱정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남구 대명역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 중인 김모(48) 씨는 “두렵다. 손님 자체도 끊겼지만, 손님이 들어올 때마다 혹시 신천지 신도면 어떡하나 하는 공포감이 들어 마스크를 고쳐 쓰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지역 분위기 자체가 흉흉해졌다. 지금도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이게 시작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든다. 한 2~3주간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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