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닉 대구...경제활동 위축에 모든 행사 중단 도시전체 비상 상태 돌입

발행일 2020-02-19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후 손님 감소 현상 뚜렷해져

요식, 호텔, 미용, 카페 등 지역 각 업계 매출 저하 현실화

시민들, 각종 행사 참여 및 약속 취소로 감염 가능성 줄여

19일 오전 대구시 동구의 한 키즈카페에는 손님이 없어 한산한 모습이다.
대구에 코로나19(우한 폐렴) 확진자가 하룻만에 급속히 증가하면서 시민들이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런 가운데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문화, 체육, 교육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대구의 도시 전체가 비상 국면에 돌입했다.

지역 경제를 지탱하던 각 업계는 급감하는 고객 수로 큰 타격을 입었고 대구시민들은 ‘곧 나도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

◆ 경제 활동 위축, 소상공인 울상

평소 붐비던 식당이 텅 빈 채로 운영됐고, 주로 예약이 많은 미용과 호텔 업계에는 예약취소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요식업계는 지난 18일 오전 대구 확진자가 발생 시기를 기점으로 손님 수가 급속히 줄고 있다.

동대구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확진자 소식 이후 같은 날 점심시간에 손님이 30% 감소했다. 또 이날 저녁에는 거의 없었다”고 푸념했다.

미용 업계도 예약이 줄줄이 취소됐다.

미용 관련 자영업자 B(여)씨는 “19일 오전 대구시의 코로나19 추가 확진자 발표 생방송이 나오자마자 5~6건의 예약 건이 취소됐다. 금액으로 따지면 50만 원 정도”라고 불평했다.

방학 기간이라서 평일과 주말 관계없이 북적여야 할 키즈카페도 손님이 급감했다.

동구의 한 키즈카페 직원은 “방학이라 평일 손님이 많아야 할 시기지만 거의 없다시피 하고 주말에도 작년 이 시기와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는 실내에 앉아서 대화하는 손님보다 테이크아웃 수가 늘었다.

◆학교 행사 줄줄이 취소

대구지역 일선 학교에서는 방학 중 예비 고3 학생 등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보충수업이 중단됐고 기숙사 거주 학생들은 즉각 귀가조치가 내려졌다.

학교를 비우고 외부인 통제에 들어갔고 대구 모든 유치원과 어린이집도 조기방학으로 휴원에 들어갔다.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새로난한방병원과 가까운 경신고는 19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학교에서 보충수업을 받던 학생들을 모두 귀가시키고 개학 전까지 학교 문을 닫기로 했다. 대구여고 역시 20일부터 26일까지 예정된 예비 고3 학생 자율학습과 입시 상담을 중단했다.

포산고는 보충수업 중단과 더불어 기숙사에 있던 학생들을 집으로 귀가시켰고 대건고도 다음주 예정된 예비 고3 대상 입시 상담을 취소했다.

대구시교육청은 20일 일선 초·중·고교의 개학 연기를 놓고 교육부나 보건당국과 협의를 거쳐 이를 결정키로 했다.

◆BTS공연, 축구개막전도 연기

내달 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SBS 인기가요 슈퍼콘서트’는 잠정 연기키로 결정됐다. 이 콘서트는 대구를 한류문화의 거점으로 육성하고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홍보하기 위해 방탄소년단(BTS) 등 한류스타들이 출연키로 해 관심이 쏠렸다.

대구시는 글로벌 한류관광도시로 브랜딩하기 위해 이 콘서트를 지난 1년간 치밀하게 기획해 왔으나 코로나19 사태로 맥없이 무너졌다.

대구지역 구군 국민체육센터와 스포츠클럽, 대구실내빙상장 등 공공체육시설 모두 다음달 3일까지 휴관하며 21일 대구시민의 날 행사에 맞춰 예정된 어르신생활체육대회 및 대구 쉬메릭 전국동호인테니스대회도 무기한 연기됐다.

대구FC도 오는 29일 예정된 K리그1 홈개막전과 관련, 대구시 권고를 받아 일정 연기를 추진하고 있다.

대구시 산하 공연 및 전시 시설도 20일부터 모든 공연과 전시를 무기한 연기하고 시설물을 닫기로 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전시중인 ‘아트in대구, 오픈리그’ 와 ‘풍경-자연과 일상’ 등의 전시를 20일부터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다.

대구미술관은 20일부터 일반인 관람 시설의 문을 닫으며, 국립대구박물관은 문화 행사 운영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대구시민, 불안감 극에 달해

시민들은 가짜 뉴스와 지자체의 늦은 확진자 관련 정보 제공으로 혼란스러워하고 있으며 이제 감염 공포감을 넘어서고 있다.

시중에 판매 중인 마스크와 세정제의 하루 물량이 당일 바로 소진되는 사재기 현상도 지속되고 있다.

대구·경북 확진자 상당수가 신천지 대구교회 소속으로 밝혀지자 시민들은 교회를 비롯한 종교 단체에 대한 막연한 불신도 생겼다.

지난 18일 대구 첫 확진자가 입원해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거부하며 난동을 부리고 신천지 교회 신도들이 병원 앞에서 시위한다는 등 가짜 뉴스가 떠돌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코로나19 관련 1339번이나 대구 구·군별 보건소에 전화 폭주로 문의가 쉽지 않아 불안감은 가중되고 있다.

보건당국은 과도한 걱정과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당부했다.

19일 대구시에서 대책을 논의한 지역 의료계 수장들은 “코로나19가 신종이라는 것과 확장성 때문에 시민들의 걱정이 많지만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과도한 공포감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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