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혹시? 코로나19 확산에 대구 곳곳 터치 공포 확산

발행일 2020-02-12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대구 곳곳 무인 터치 기기 넘쳐나

지역민은 터치 기기 위생 상태 우려

터치 기기 만지기만 해도 손 세정제 필수

12일 오후 대구 서구청 민원실 무인민원발급기 앞에서 한 민원인이 터치스크린을 만진 뒤 직원에게 손 세정제를 요청하며 소독을 하는 모습.


코로나19(우한 폐렴)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가운데 손에 묻은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전파될 수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 곳곳에 터치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한 확진자의 자택 문손잡이에서도 코로나19가 검출됐다는 소식에 생활 주변에 설치된 터치 기기의 위생 상태를 우려하는 시민이 부쩍 늘고있다.

12일 오후 1시 대구 서구청 민원실 무인민원발급기 앞.

민원 업무를 마친 한 주민이 기기 앞에서 구청 직원에게 손 세정제를 달라고 부탁했다.

주민 김모(28·여·서구)씨는 “무인민원발급기 사용 전·후 모두 손 세정제로 소독했다”며 “대구는 아직까지는 확진자가 없는 청정지역이지만 불특정 다수가 무인 터치 기기를 계속 사용하다 보니 혹시?하는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는 현금자동출납기(ATM)가 있는 은행들도 마찬가지 현상이다.

은행마다 단순 입·출금 업무를 보려는 고객으로 북적였지만, 은행 한 편에 설치된 ATM 기기를 사용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ATM 사용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농협은 ATM 사용보다는 집이나 사무실에서 폰 뱅킹이나 스마트폰 뱅킹을 활용한 온라인 서비스를 유도하고 있다.

서구 한 농협의 직원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고자 고객들에게 단순 업무는 은행을 직접 방문하는 대신, 온라인을 통해 금융 업무를 할 수 있도록 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영화관과 셀프주유소, 음식점 등 터치스크린 사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모양새다. 지하도 내 출입문도 손으로 직접 열기보다 주먹이나 팔뚝을 사용해서 밀치는 모습이 일반화 될 정도로 변화된 생활상을 보이고 있다.

정모(29·여·서구)씨는 “걱정이 되긴 하지만 곳곳에 일상화된 터치 기기에 손을 대지 않고 생활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이라며 “될 수 있으면 사람들의 손이 많이 거쳐 간 곳은 가지도 않고 만지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불안해했다.

전문가들은 손 씻기 6단계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코로나19 예방 수칙을 지킨다면 감염병을 차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피부과의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호흡기 감염이지만 전파 경로는 손을 통해 피부에 접촉한 후 호흡기로 옮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손을 철저히 씻고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감염을 막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이동현 기자 leed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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