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갤러리, 봄기운 선사하는 전시

발행일 2020-02-11 17:37:5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신철의 '사랑해요'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둘이 걸어요…’

유행가 노랫말처럼 봄의 기운을 가득담은 봄바람같은 전시가 진행된다. 대구 신세계갤러리는 2020년 첫 기획 전시로

따뜻한 봄기운을 선사하는 ‘봄바람 휘휘호호’ 전을 진행한다.

3월16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에는 9명의 작가가 참여해 겨울에서 봄으로 가는 길목에서 관람객들을 봄나들이의 길로 안내한다.

전시명 ‘봄바람’은 봄철에 불어오는 바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뜻하기도 하지만 이성 관계로 들뜬 마음이나 행동을 비유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휘휘호호’는 휘파람을 부는 소리를 나타내는 의성어이자 입모양을 가리키는 의태어다. ‘봄바람 휘휘호호’ 전시는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휘파람 소리가 함께하는 설렘 가득한 봄의 기운을 안긴다.

9명 참여 작가 중 김미경은 물감과 잉크를 흘리고 쌓아 올리며 자연의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꽃잎처럼 보이기도 하는 캔버스 위의 흔적들로 자연의 신비하고 역동적인 에너지를 표현한다.

발아하는 씨앗과 싹으로 설치된 정찬부의 작품 ‘피어나다’ 에서는 생명의 근원에 몰입하는 작가의 손길과 진중하게 파고드는 고민의 흔적들을 발견할 수 있다.

박에스더는 봄바람에 따라 흔들리는 꽃과 풀들을 힘에 거스르기 보다, 밀려오는 리듬에 따라 맵시 있게 하느작거리는 군무로 담아냈다.

전영근과 서기환의 작품에서 꽃 따라 길 따라 떠나는 여행의 발걸음은 따뜻한 봄이기에 설레고 기대되는 행복을 느끼게 한다. 이상원은 여가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을 화면 안에 채워 넣어 우리의 몸도 봄을 맞이하는 축제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공감을 이끈다.

이상하의 양떼도 봄기운에 이끌려 우리 밖으로 뛰쳐나와 쓰다듬는 상춘객들의 손길과 마주하길 기다리고 있다.

미세한 붓 터치로 꽃과 나무를 그리는 이영지는 장지 위에 미려하게 어려있는 분채의 정감을 은은한 설렘과 기다림으로 품어내며 신철의 작품에서는 남녀의 만남과 애끓는 교감의 연속을 투박한 듯 섬세하게 다뤄내고 있다.

전영근의 '여행-벚꽃'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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