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3~4월 열리는 청도군의 ‘소싸움 축제’. 하지만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올해는 6월로 연기됐다.
▲ 매년 3~4월 열리는 청도군의 ‘소싸움 축제’. 하지만 우한 폐렴 확산 우려로 올해는 6월로 연기됐다.
‘2020 대구경북 관광의 해’를 맞아 대규모 축제와 문화행사를 계획했던 경북도가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최근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로 지자체들이 축제·문화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태가 장기화하면 3~5월 열리는 각종 봄 축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경북도는 지난 3일 2023년까지 농촌관광객 1천만 명, 외국인 관광객 15만 명 유치를 목표로 농촌관광 중장기 플랜 ‘365 농촌관광 활성화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다양한 상품개발과 인프라 확충, 네트워크 구축, 홍보·마케팅 강화를 통해 농촌관광을 활성화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올해에만 22개 사업에 100억 원을 투자한다.

하지만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경북도의 이 같은 계획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9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4일 도내 주요 관광지 307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평균 관광객이 55%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단체 관광객이 많은 경주는 주요 관광지 5곳 방문객이 70% 이상 감소하는 등 직격탄을 맞았다.

경북 주요 관광지의 호텔 예약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2~3월 호텔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행사나 회의는 취소율이 벌써 50%를 넘겼다. 이 호텔들의 숙박률은 2015년 메르스 사태가 때는 40%, 2016년 경주지진 때에는 30%까지 내려갔다.

관광객 유치를 목적으로 열리던 지역의 축제와 문화행사도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최근 포항시와 울진군은 이달 말부터 개최하기로 했던 ‘대게 축제’를 모두 취소했다. ‘구룡포 대게 축제’는 오는 28일~3월1일, ‘울진대게와 붉은대게 축제’는 오는 27일~3월1일 축제를 열 계획이었다. 영덕군도 오는 20~23일 예정이었던 ‘영덕 대게 축제’를 무기한 연기했다.

문제는 다음달부터 열리는 봄 축제다.

경주시는 매년 4월에 열리던 벚꽃축제와 벚꽃마라톤대회를 빨라진 개화 시기에 맞춰 3월 말로 앞당길 계획이었다. 올해는 중국 이창시에서 단체 관광객이 처음으로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개최 여부마저 점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정은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다.

다음달 말부터 4월 초 사이에 열릴 예정이었던 의성군의 ‘산수유 꽃축제’는 아직 날짜조차 정하지 못했고, 매년 3월에 열렸던 청도 소싸움 축제는 오는 6월로 연기됐다.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문경 ‘찻사발 축제’와 구미에서 열리는 ‘LG주부배구대회’ 등 4월 축제·행사도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진다.

한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 뿐 아니라 국내 여행객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며 “우한 폐렴 사태가 장기화되면 경주와 안동 등 경북 주요 관광지의 3~5월 관광 특수를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2부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