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국내 확산을 막기 위해 4일부터 중국 후베이성을 2주 이내에 방문한 외국인의 국내 입국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간 정부는 중국 여행객 입국제한과 관련해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국제사회의 대응을 파악하면서 방역상 필요성, 위험 확산에 대한 평가 등을 통해 대응 방침을 정하겠다고 밝혀왔다.

현재 지구촌 모든 국가가 우한 폐렴 확산 공포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에서는 중국에서 출발하는 외국인의 입국을 사실상 금지하는 초강수를 내놓았다. 또 다수의 국가들은 중국을 오가는 항공 노선을 중단했다. 일본은 1일부터 최근 14일 이내 중국 후베이성에 체류한 적이 있는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원칙적으로 거부하고 있다.

2일 국내 확진 환자는 총 15명으로 늘었다. 추가 확진 3명 가운데 1명(13번 환자)은 지난달 31일 1차 귀국한 우한 교민이다. 중국에서는 2일 현재 사망자가 304명으로 늘었다. 확진자는 1만4천380명에 이른다. 전날보다 사망자는 45명, 확진자는 2천590명이나 증가했다.

사태를 주시하던 WHO(세계보건기구)는 지난달 30일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국내에서는 31일 확진 환자로 판명된 4명 중 2명이 우한에 가지 않은 2차 감염자(6번째 환자)의 가족이었다. 3차 감염 공포가 현실화 되는 형국이다.

그간 정부는 추가 확진 환자들이 능동감시 대상에 포함돼 있어 아직 지역사회 전파를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을 보였다. 그러나 2, 3차 감염이 나타나면서 방역대책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언제 절정에 달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린다. 중국의 한 전문가는 7~10일 내 정점에 달한 뒤 더 이상 대규모 발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홍콩대학의 한 교수는 오는 4~5월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말해 확산 가능성이 여전한 것으로 진단했다.

어느 예상이 맞든 우리는 국가 가용 자원을 총동원해 차단방역에 전력하는 수밖에 없다. 정부는 모든 필요한 조치를 신속하고 단호하게 취하는 동시에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정부의 조치는 힘이 떨어지고 방역은 성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우한 폐렴은 아직 백신도 개발돼 있지 않다. 강화된 선제적 대책은 지극히 당연하다. 사태의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대책을 세워야 한다. 그러나 사태 종식 후 중국과의 경제, 정치적 관계 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주변 국가들의 대응 사례를 신중히 살펴보고 적절한 추가 조치를 취해 나가기 바란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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