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끝난 뒤 우한 폐렴 겹쳐 도·소매시장 한산||시민, 대부분 마스크 낀 채 급히 장

▲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구의 도·소매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시민과 상인의 모습.
▲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구의 도·소매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대구 북구 칠성시장에서 마스크를 끼고 다니는 시민과 상인의 모습.


30일 오전 9시 대구 북구 매천동의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





평소 가격을 흥정하는 손님과 상인으로 북적여야할 경매장은 이날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로 평소보다 한산했다.



손님이 없어 썰렁한데다 상인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에서 최근 극성을 부리고 있는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를 실감할 수 있었다.



27년째 과일 도매상을 운영 중인 박정우(50)씨는 “설 연휴가 끝남과 동시에 상품 가격이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손님의 발길이 더욱 끊기고 있어 걱정”이라고 근심어린 표정을 지었다.



또 다른 도매상인은 “상인들은 보통 경매장을 직접 방문해 품질 좋은 상품을 먼저 가져가려고 하는데, 최근에는 전날 전화를 해서 가게로 배달해 달라는 문의가 많다”며 “사태가 더욱 악화돼 오랫동안 지속되면 매출에도 큰 영향을 끼칠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하소연했다.



오전 11시께 방문한 대구 북구 칠성시장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수산물, 식육점, 과일가게 등 대부분의 상인이 마스크를 낀 채 조용히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장을 찾은 이모(67·여·북구 대현동)씨는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활기찼던 시장이 평소보다 많이 조용해졌다”며 “아무래도 조심하는 편이 좋을 것 같아 필요한 물건만 사고 서둘러 집으로 가야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장바구니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3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대구·경북지역본부가 동구의 한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식자재 가격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품목들이 하락세를 나타냈다.



시금치(4㎏) 도매가격은 8천 원으로 지난주(1만 원)보다 20%가량, 무(20㎏)는 1만7천 원으로 지난주(1만9천 원)보다 10.5% 내렸다.



애호박(20개)은 2만8천 원으로 지난주(3만3천 원)보다 15.1%, 깻잎(2㎏)은 3만3천 원으로 지난주(3만8천 원)보다 13.1% 하락했다.



또 과일류인 단감(10㎏)은 2만8천 원으로 지난주(3만 원)보다 6.6%, 딸기(2㎏)는 2만5천 원으로 지난주(3만5천 원)보다 28.5% 떨어졌다.



aT 관계자는 “설 연휴가 지나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 내 우한 폐렴으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확실히 조용해졌다”며 “앞으로 확산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욱 오랫동안 확산된다면 수요가 줄어들면서 자연적 물가도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구의 도·소매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30일 오전 대구 북구 매천시장의 경매장은 평소보다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 우한 폐렴 공포가 확산되면서 대구의 도·소매시장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30일 오전 대구 북구 매천시장의 경매장은 평소보다 썰렁한 모습을 보였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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