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의 급속 확산에 따라 우리나라도 방역 비상이 걸렸다. 설 연휴 기간 중국 관광객의 대거 입국과 귀성객의 대 이동에 따라 전염병 확산 우려가 크다. 설 연휴가 국내 확산의 1차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현재 ‘우한 폐렴’으로 중국 내에서만 사망자 17명, 확진자가 540명이 넘어서는 등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빨리 확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비상사태 선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중국 당국은 23일부터 우한의 교통 운영을 중단하고 떠나는 항공편과 주민 탈출 통제 등 한시적 봉쇄에 나섰다.

또한 세계 각국이 관광객 단속에 나서고 공항 검역을 강화하는 등 방역에 치중하고 있다.

국내서도 첫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23일 발열과 기침 등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확진자 1명을 포함 모두 16명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24시간 상시 방역 대책반을 가동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대구시와 경북도는 질병관리본부가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로 격상함에 따라 설 연휴 ‘비상방역대책반’을 가동하고 24시간 긴급 비상 대응체계에 돌입했다.

하지만 보건 당국의 검역 및 방역 조치에도 불구, 전문가들은 무증상으로 입국해 일정 기간이 흐른 뒤 증상이 나타나고 발병하면 그 과정에서 지역사회에 노출될 경우 급속 전염 우려가 높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중국에서 발병한 사스는 동남아 등 각국에서 8천273명이 감염돼 775명이 숨졌다. 국내는 4명이 감염됐으나 사망자는 단 1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2015년 국내에서 발생한 메르스는 186명의 환자, 1만6천752명의 격리자 그리고 38명이 숨지는 비극을 낳았다. 시장 바닥같이 북적이는 응급실과 감염에 무방비로 노출된 문병 문화, 엉성한 방역망 등이 메르스 확산의 주범으로 꼽혀 이후 응급실과 문병 문화가 바뀌는 계기가 됐다.

사스 발생 당시 우리나라는 일사불란한 검역과 방역으로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아 WHO로부터 사스 예방 모범국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2015년 메르스 발병 때는 허둥대다가 큰 피해를 입은 아픈 경험이 있다.

전염병은 1차는 공항, 항만 등의 검역소에서 걸러내야 한다. 2차는 의료기관의 외래나 응급실 등에서 막아야 한다. 하지만 메르스 사태 때는 1차, 2차 방어선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우한 폐렴’을 계기로 전염병의 1, 2차 방어선을 전면 재점검하고 방역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 ‘우한 폐렴’은 사스, 메르스와 마찬가지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정부 차원에서 백신을 개발, 감염병 예방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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