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공천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인재 영입도 경쟁적이다. 창당도 잇따른다. 보수 통합도 관심사다. 그간 눈총 받던 대구·경북(TK) 국회의원의 첫 총선 불출마 선언도 나왔다. ‘폭망’이냐 ‘쇄신’이냐를 두고 대구·경북도 갈림길에 섰다. 지역에선 ‘도로 새누리당’은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단 타의에 의한 TK의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공천관리위원장을 선임하고 본격 공천 작업에 들어갔다. 보수 세대교체를 기치로 내건 ‘전진당’이 지난 17일 대구시·경북도당 창당 대회를 가진데 이어 19일에는 중앙당을 창당했다. 이언주 의원이 중심이 된 전진당은 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대한애국당 등 보수 통합에 변수가 됐다.

한국당의 공천관리위원장이 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한국당을 확 바꾸겠다”며 “좋은 사람들이 와야 ‘구닥다리’들을 쓸어낼 수 있다”고 말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그는 또 보수 통합과 관련, “통합은 무조건”이고 “뭉그적거리면 안 된다”고 밝혀 통합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동안 타 지역에서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면서 눈총을 받아온 TK에서 처음으로 한국당의 정종섭 의원이 19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눈치만 보며 미적대던 지역 의원의 물갈이에 불씨가 당겨질지 관심사다.

TK 현역 국회의원들은 현재 당내의 보이지 않는 압력과 지역민들의 비난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텃밭인 TK의 대대적 물갈이 없이는 한국당의 혁신 공천은 말짱 도루묵이다. TK가 자칫 괘씸죄에 걸려 물갈이 폭이 더 커질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종섭 의원의 가세로 한국당의 불출마 선언 의원은 19일 현재 모두 13명이 됐다. 경기 2, 부산 5, 경남 2, 비례 3 등이며 TK는 정종섭 의원이 유일하다. TK에서 추가 불출마 선언 가능성도 없진 않다. 하지만 전망은 어둡다. 이 경우 50% 수준으로 예상됐던 물갈이 폭이 더 커질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TK 의원 대부분이 버티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갈 데까지 가보자는 것이다. 강제로 등 떠밀려 나갈 가능성만 커졌다.

순탄치는 않지만 한국당의 공천 및 보수 통합 작업 결과에 따라 지역 정치권의 이합집산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번 기회에 탄핵의 어둡고 질긴 악연은 모두 털어내야 한다. 특히 거기다 보수꼴통의 이미지까지 불식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려면 ‘새 피’ 수혈과 혁신 공천이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보수 재건과 한국당의 미래는 없다. 한국당은 '도로 새누리당'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지역민들의 바람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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