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권 다툼에 보수통합 난항...유승민, “새 집 지으면 주인도 새 사람이어야”

발행일 2020-01-15 17:09:24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이 1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당대표단·주요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대통합 논의가 시작부터 진통을 겪고 있다.

새로운보수당 지도부는 15일 통합 논의 방향에 대한 의견 합치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판단하에 자유한국당과의 ‘양당 협의체’ 설립으로 꼬인 실타래를 풀어간다는 복안이다.

새보수당 보수재건위원장을 맡은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은 이날 당대표단·주요 당직자 확대연석회의에서 “새 집을 지으면 당연히 (헌 집을) 허물고 주인도 새 사람이 되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 중심으로 통합하고, 거기에 우리 숫자 몇 개 붙인 걸 국민이 새 집 지었다고 생각하겠나”고 비판했다.

또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통합 대상으로 우리공화당을 언급한 데 대해 “상식적으로 우리공화당까지 통합하면 정말 탄핵의 강을 건너고, 탄핵을 극복하는 통합이 되겠나”고 날을 세웠다.

사실상 한국당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우리공화당과의 통합까지 추진하는 상황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총선에서 진정한 승리를 위해선 보수 전체가 대오각성해야 한다”면서 “각자 모든 걸 내려놓고 보수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할 준비가 돼 있을 때 국민이 '저 사람들이 변화할 의지가 있구나'라고 생각하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반면 황 대표는 이날 충북 청주에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서 “시시비비하고 내부총질할 것이 아니라 모든 자유우파 세력들이 다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갈등에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현재 가동 중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는 여론 수렴을 위한 임의기구일 뿐이라고 선을 긋고 ‘양당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하 책임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제안을 내놨다.

하 대표는 “새보수당과 한국당이 보수재건과 혁신통합의 3원칙을 합의했으니 실질적 행동을 할 때라 양당 통합 협의체를 제안한다”며 “민간단체들로 이뤄진 혁통위는 다양한 의견 수렴을 위한 임의기구이고, 보수재건·혁신통합을 위한 효율적이고 진정성 있는 논의를 위해선 양당 간의 대화기구가 필요하다. 구체적 방안과 핵심 사안을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새보수당은 박형준 전 의원이 이끄는 기존 혁추위가 통합 신당 창당을 위해 필요한 한국당, 새보수당의 해산에 대한 권한이 없는 자문기구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통합연대와 시민사회단체 인사 등 여러 군소정파가 참여한 통추위에서는 통합 논의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깔려있다.

향후 통합 신당 지도 체제나 공천 배분 논의도 두 당이 주축이 돼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뜻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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