꼼수 정치, 이젠 위성정당까지 나오나

발행일 2019-12-26 15:51:02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다. 선거법 표결이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르면 27일부터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 및 패스트트랙 법안의 처리에 들어갈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선거법 개정안은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협의체 공조의 산물이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 골자다. 내년 총선에 이 선거법이 적용되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의 의석 수는 줄어드는 반면 정의당 등 소수 야당은 의석이 늘어난다.

한국당은 줄곧 이 선거법 개정에 반대해왔다. 그러다가 막판 코너에 몰리자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위성정당인 ‘비례한국당’을 만들어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민주당도 ‘비례민주당’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내년 선거가 자칫 예측이 불가능한 국면에 빠져들 전망이다.

정치권이 자신들의 유불리만 따져 국민 뜻을 외면한 채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기 때문이다.

비례한국당은 누더기 선거법의 산물이다. 막판 여야 간 극적 합의 가능성이 없진 않다. 하지만 이대로 갈 경우 비례 대표를 노린 2중대 정당이 속출할지도 모른다. 민주당에서도 ‘비례민주당’ 얘기가 거론된다. 자칫 내년 총선에선 역대 최대 정당이 출현할 수도 있다. 정치 개혁을 위해 내놓은 선거법 개정안이 고약하게 꼬였다. 각 당의 이해에 맞물려 누더기가 된 선거법은 사표 방지와 군소 정당의 의회 진출을 돕자는 당초의 명분과 취지는 오간데 없다.

비례한국당 출현을 두고 TK 정치권도 이해득실 계산이 한창인 모양이다. 지역 정치권은 비례한국당이 출현하면 TK 지분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는 이들이 많다. TK의 높은 보수 지지율과 보수 정치권의 풍부한 인재풀이 이를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일각에서는 꼼수든 뭐든 진보 좌파가 거덜 낸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내년 선거를 무조건 이겨놓고 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 경우 ‘비례한국당’이 오히려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 계산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주당 역시 같은 형태로 비례민주당을 만들 경우 모두 원위치로 돌아간다. 기껏 새로 만든 선거법이 도로아미타불이 되는 것이다. 여야는 꼼수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생각은 지금이라도 버려라. 서로 1보씩 양보해 제대로 모습을 갖춘 선거법을 국민에게 선보이기 바란다. 정치권은 더 이상 막가파식 대립으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는 말라. 시간이 없다. 올 연말이 지나기 전에 타협물을 내놓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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