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즈 워크 시 간식 외 물건까지 삼키지 않도록 주의||호기심 일으키는 물건이나 음식 닿지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 이상관 대구광역시수의사회장
최근 각종 방송 매체에서 반려동물과 보호자들의 유대감을 키우는 여러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애완동물에서 하나의 가족으로 인정받는 반려동물에 대한 인식 변화가 감사하기도 하고, 당연한 시대적 변화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중 하나가 노즈 워크다.



노즈 워크는 강아지가 좋아하는 간식이나 장난감을 숨긴 후 찾게 하는 훈련법이다.



뛰어난 후각을 가진 강아지는 냄새로 생활 속 수많은 정보를 기억한다.



경찰견의 탐지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만들어진 노즈 워크는 많은 반려인이 선호하는 놀이식 훈련법이다.



집에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호자의 양말 속에 간식을 넣어 찾게 하는 것인데 문제는 여기에서 발생한다.



이 놀이법이 소개된 다음부터 간식이 들어 있는 양말을 통째로 삼켜 내원하는 강아지들이 늘었다는 것이다.



호기심이 많고 에너지가 넘치는 강아지의 연령은 5개월에서 2년령 정도다.



사람이 손으로 할 수 있는 행동을 강아지는 입으로 물어 해야 하니 무엇이든 움직이는 물체가 있으면 물어서 냄새와 맛을 확인하려 한다.



이때 이물 섭취 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물 섭취 시 다행히 보호자가 그 모습을 바로 목격하면 응급 내원해 작고 날카롭지 않은 이물에 한해 최토제를 이용해 구토하게 할 수 있지만, 어이없이 몇 개월이 지난 후에 우연히 방사선 검사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수의사들은 초여름을 ‘자두 씨의 계절’이라고 부른다.



달콤한 향을 좋아하는 강아지들은 자두뿐 아니라, 그 씨앗까지 먹고 구토를 하며 내원한다.



내시경을 통해 위에 있는 자두 씨를 확인하고 제거하다 보면, 새까맣게 변해버린 자두 씨와 자두과육이 붙어있는 주황색 자두 씨를 함께 찾을 때가 있다.



보호자는 간헐적으로 구토를 보이기는 했지만 사료를 잘 먹어 내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검은 자두 씨는 지난해 여름에 먹은 자두 씨, 주황색 자두 씨는 어제 먹는 자두 씨인 것이다.



몇 년 전 한의사 선생님이 성격이 예민한 일곱 살 포메라니언을 데리고 밥을 먹지 않는다고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평상시 입맛이 까다로워 아무 음식이나 잘 먹지 않으며 이물 섭취의 가능은 거의 없다하며, 강아지가 먹고 싶어 하지만 막상 음식을 주면 메스꺼운 듯 침을 흘린다고 했다.



혈액검사, 방사선 검사를 통해 특이 사항이 없는 것을 확인했고, 위 가스가 많이 차 있어 초음파 검사는 한계가 있었다.



남은 것은 마취 하 구강검사와 위장관 조영술인데 여러 번 방사선에 노출되는 방사선 검사는 원치 않으시고, 마취제를 쓰기도 거부하셔서 진단이 난항에 빠지게 됐다.



몇 일간 대증 치료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어쩔 수 없이 마취 서약서에 동의하셨고, 마취 하 구강검사에서 혀 아래쪽에 걸려 있는 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실은 혀뿌리에서부터 위까지 연결돼 있었으며, 이것으로 인해 계속적인 오심을 일어났던 것이다.



정말 다행인 것은 혀뿌리에 걸려 있었기에 망정이지 위에서 장으로 넘어갔다면 연동운동을 하는 장이 실에게 꿰어져 장점막이 손상되며 장파열, 장중첩, 복막염까지 일어났을 수도 있는 케이스였다.



특히 이런 선상이물은 혀돌기가 있는 고양이에게는 더욱 위험하다.



어린 고양이가 실타래를 가지고 놀다가 삼켜 늦게 발견돼 수술 이후에도 복막염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보호자는 어린 아이를 키울 때와 같은 마음으로 반려동물이 호기심을 가질 수 있는 물건이나 음식은 닿을 수 있는 곳에 두지 않는 것이 제일 큰 예방 대책일 것이다.



김지혜 기자 hellowi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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