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주 존애원, 앙리뒤낭의 국제접십자위원회 창설보다 263년 앞서

▲ 지난달 제32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으로 취임한 류시문(71) 회장이 경북도청 신도시 경북도청 신도시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신사옥에서 대구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가 취임하자 주변에서는 “그동안 입은 옷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며 나눔의 삶을 칭송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 지난달 제32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으로 취임한 류시문(71) 회장이 경북도청 신도시 경북도청 신도시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신사옥에서 대구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가 취임하자 주변에서는 “그동안 입은 옷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었다”며 나눔의 삶을 칭송하며 기대감을 보였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경북 예천군 출신으로 서울에서 자수성가한 류시문(71) 제32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은 기부 등 사회공헌활동에 각별한 삶을 살아왔다.

지난달 류 회장이 경북 적십자사 회장에 취임하자 주변에서 “그동안 입은 옷과 가장 잘 어울리는 옷을 입은 것”이라고 입을 모은 것도 그만큼 나눔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는 한쪽 다리가 불편하고 양쪽 귀가 잘 들리지 않는 중복 장애를 겪으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마흔이 넘은 나이에 건설안전진단과 보수보강 공사를 전문으로 하는 (주)한맥도시개발을 창업했다.

사업이 어느 정도 성공하자 사회복지사들을 위해 2억 원을 기탁했고 이후 다른 사회사업이나 교육, 문화예술, 선교 등에도 힘이 닿는대로 기부했다.

2007년에는 1억 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소사이어티 서울 1호(전국 2호) 회원이 됐고 2008년에는 회사 이름을 딴 상(한맥사회복지사 대상)을 제정, 4개 부문에 매년 2천만 원을 지원하고 있다.

(사)노블레스 오블리주 시민실천 공동대표인 그는 한국메세나협의회 육성 펀드 정회원으로 중소기업과 예술단체에 매년 2천만 원씩을 지원하기도 했다.



▲ 지난달 26일 경북도청 신도시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신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류시문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민간 의료사설기관인 상주시 청리면 율리에 있는 존애원(경북도 기념물 제89호·1993년 지정)을 취임식장 배경으로 담아 경북의 적십자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 지난달 26일 경북도청 신도시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신사옥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류시문 회장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 민간 의료사설기관인 상주시 청리면 율리에 있는 존애원(경북도 기념물 제89호·1993년 지정)을 취임식장 배경으로 담아 경북의 적십자 정신을 일깨우고 있다.


지난 5월엔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산에 20여억 원을 투자해 기업 2곳을 설립하고 (주)한맥도시개발 대구지사도 만들었다.

류 회장은 “사방을 둘러보아도 절망과 한숨 뿐이었던 시절 ‘너에게도 희망이 있다’며 예언 같은 믿음을 주시며 친자식처럼 여겨주신 노부부 교수님 덕분에 기업을 일구었고 이 사회를 위해 기부하는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일흔이 넘은 나이에 서울과 안동 경북도청 신도시를 오가야 하는 힘든 일임에도 회장직을 수락한 것도 사회공헌활동 과정에서 만난 이 도지사의 기부문화에 관심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취임식을 가진 류 회장은 주 5일 중 2~3일 안동 도청신도시 신사옥에 출근해 업무를 본다.

적십자사 업무는 재난구호, 사회봉사, 보건안전, 청소년적십자 활동, 국제교류와 사회협력 등으로 도내 적십자 회비 납부율은 약 10% 정도다.





▲ 류시문 제32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이 취임식때 아들이 써 주고 간 서산대사의 시(눈내린 길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를 설명하며 웃고 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 류시문 제32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 회장이 취임식때 아들이 써 주고 간 서산대사의 시(눈내린 길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남긴 발자국이/ 뒤에 오는 이의 길잡이가 될 것이니)를 설명하며 웃고 있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한편, 취임 후 류 회장은 우리나라 최초 민간 의료사설기관인 상주시 청리면 율리에 있는 존애원(경북도 기념물 제89호·1993년 지정)을 세 번이나 방문했다.

존애원은 1599년(선조 32년) 임진왜란 뒤 질병에 시달리는 주민의 병을 치료하고자 당시 13개 문중이 계를 모아 설치, 운영한 사설의료기관이다.

그는 “존애원은 스위스의 앙리뒤낭이 국제적십자위원회를 창시한 때(863)보다 200년 이상 앞선 것”이라며 경북과 적십자 정신의 역사성을 찾는 작업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방소멸 위기 등 국가적 문제가 되고 있는 저출생 문제도 적십자사적인 시각에서 접근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언뜻 보면 전쟁이나 취약 계층만 보호하는 게 적십자 정신인 것 같지만 더 큰 인권재앙은 저출생 문제이며 이를 적십자사가 다뤄야 할 과제”라고 화두를 던졌다.





문정화 기자 moon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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