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덕 포항시장 “주민소환 투표가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겨”

발행일 2019-12-19 14:34:25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 인근 지역 이사할 뜻 내비쳐

19일 오전 포항시청에서 이강덕(가운데) 시장이 주민소환 투표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19일 “주민소환 투표가 지역에 큰 상처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날 포항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주민소환 투표는 행정·재정적 손실은 물론 극심한 갈등과 분열로 전국적인 화제가 되면서 지역 이미지에도 막대한 손상을 입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시장은 “생활폐기물 에너지화시설(SRF)은 모든 도시에 꼭 있어야 하는 시설이나 이해부족으로 갈등이 발생해 시정 전반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이유 불문하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앞으로 다양한 주민 의견이 시정에 녹아들 수 있도록 더 노력하고, 소모적인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

포항 ‘오천 SRF반대 어머니회’는 오천읍 인근 SRF 가동과 관련한 민원 해결에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지난 7월 오천읍에 선거구를 둔 자유한국당 소속 박정호·이나겸 시의원에 대해 주민소환 청구에 들어갔다.

주민소환 투표 서명운동에 전체 유권자의 20%가 넘는 주민이 참여하면서 지난 18일 대구·경북 최초의 기초의원 주민소환 투표가 치러졌다.

주민소환법상 투표권자 총수의 3분의 1(33.3%) 이상이 투표해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가 찬성해야 소환이 확정된다. 하지만 투표율이 21.75%에 그쳐 부결되면서 해당 시의원 2명은 시의원직을 계속 유지하게 됐다.

이 시장은 주민소환이 무산됐지만 이에 따른 후유증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을 우려해 SRF 인근 지역의 정주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SRF 운영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등 엄격한 관리시스템 운영을 통해 주민 건강권을 지키고, 내구연한이 지난 시설공간은 친환경 주민편익공간으로 조성해 주민 품으로 돌려주겠다”고 설명했다.

또 “오천·청림·제철지역 복합생활공간 및 해병대 정착 타운 조성, 포은 정몽주 선생 선양사업 확대 추진 등 주민소환 투표 종료를 계기로 지역발전과 주민화합을 위한 큰 그림을 그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공무원이 편안한 데 살아서 여건을 모른다’는 투표지역 일부 여론에 대해 “공무원들이 시설 인근지역에 살면서 주민들과 함께 체험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하겠다. 나부터 현재 살고 있는 아파트 전세 계약이 끝나는 대로 오천읍이나 제철동으로 이사할 것”이라고 했다.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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