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네거리 대신 ‘7호 광장’으로 불려||동성로에 이은 제2의 도심으로 각광||두류공원,

▲ 대구 서구와 달서구 사이에 위치한 두류 네거리의 현재 전경. 두류 네거리는 ‘7호 광장’으로 불리며 대구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구전으로 광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 대구 서구와 달서구 사이에 위치한 두류 네거리의 현재 전경. 두류 네거리는 ‘7호 광장’으로 불리며 대구지역에서 거의 유일하게 구전으로 광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기사님, 7호 광장으로 갑시다.”

대구에서 택시를 타고 이렇게 이야기하면 모든 기사가 서구 두류네거리로 향한다.

대구시민 중 7호 광장을 모르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대구의 7번째 광장은 서구 내당동에 있는 두류네거리다.

서구 두류네거리 일대는 대구에서 거의 유일하게 현재까지 광장으로 불리고 있는 곳이다.

정확히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광장’인지는 정해지지 않았다.

대략 두류네거리와 감삼네거리 사이의 구역이 광장이라고 한다.



‘광장코아’를 비롯해 인근 상가 대부분이 ‘7호 광장점’ 혹은 ‘광장점’이라고 표기한다.

7호 광장은 오래전부터 이 일대를 칭하는 관습지명이 됐다.



또 두류네거리 일대는 ‘광코’ 상권이라 불리며 대구 동성로에 버금가는 대구 핵심 상권으로 특히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두류네거리는 교통의 요충지로 서구와 달서구와 경계지점이기도 하다.

인근에 대구의 대표관광지인 두류공원과 이월드가 있어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유동인구가 꽤 많다.

두류네거리 지하에는 넓은 지하상가가 있고 지상에는 많은 교통섬들이 교차로에 배치돼 특이한 형태의 교통광장이 형성돼 있다.



▲ 1970년대 두류 네거리 인근의 항공 사진. 동그라미 부분이 현재 두류네거리 일대다. 파란색으로 쳐진 부분은 당시 존재했던 ‘감삼못’이다. 감삼못은 1980년대 도시개발과 함께 사라졌다.
▲ 1970년대 두류 네거리 인근의 항공 사진. 동그라미 부분이 현재 두류네거리 일대다. 파란색으로 쳐진 부분은 당시 존재했던 ‘감삼못’이다. 감삼못은 1980년대 도시개발과 함께 사라졌다.




◆추억 속으로 사라진 ‘감삼지’

‘대구서구향토사’에 따르면 현재 서구 ‘내당동(內唐洞)’은 ‘당산 안쪽에 있는 마을’이라 부르는 것에서 유래됐다.

1887년 ‘안땅골’이 전래돼 현재의 동명인 내당동이 됐다고 전해진다.

안땅골은 현재 두류정수장 앞 동남편 산 아래로서 이곳에 소나무 세 그루가 있었는데, 이 나무를 당산목이라 했다.

또 그 나무가 있던 안쪽에 위치한 마을이란 뜻으로 ‘안단골’이라고도 했다.

이를 한자어로 바꿔 내당동이 됐다는 것.

이 지역에는 1970년대까지 ‘감삼지’라고 불리는 큰 못이 있었다.

예전 감삼지는 현 달성고 인근에 있다. 둘레가 1천900m, 수심이 27m에 달하는 큰 못이었다.

감삼못의 어원은 감삼못의 들판에 감나무가 많이 있어서 거기서 딴 이름이라고 한다.

또 이 못이 서남부 지역 들판을 살찌게 하는 많은 단물(甘水)이 모인 곳이라는 뜻에서 감삼지라고 불렀단다.

1984년 청구주택이 시유지인 감삼지를 매립해 900여 세대의 ‘광장타운’ 아파트를 지어 감삼못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도심에서 달서구로 향하는 길목

두류네거리는 대구를 남북으로 가르는 달구벌대로와 서대구로·두류공원로가 만나는 지점이다.

매일 이 인근은 서대구·성서산업단지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몰려 출퇴근 시간 때마다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고 있다.

두류네거리의 차량 교통량은 지난해 기준 수성구 범어네거리와 달서구 죽전네거리에 이은 대구에서 3번째로 교통량이 많은 교차로다.

인근에 두류공원, 이월드 등 대구를 대표하는 휴양·놀이 시설이 있어 평일·주말을 가리지 않고 교통정체 현상이 극심하다.

두류네거리의 면적은 2만5천500㎡에 달하며 복잡하게 조성된 교통섬들과 지하상가 입구로 인해 초행길이라면 길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난해 12월 대구시청 신청사의 부지가 두류네거리 인근 두류정수장으로 결정되기도 했다.

▲ 제2의 동성로라고 불리는 7호 광장 인근의 광코 상권 젊음의 거리의 모습.
▲ 제2의 동성로라고 불리는 7호 광장 인근의 광코 상권 젊음의 거리의 모습.
◆제2의 도심 ‘광코’, 젊음의 거리

“광코 앞에서 만나요.”

요즘 대구의 젊은 층들에게 가장 핫한 만남의 장소를 꼽으라면 달서구 ‘광코’ 상권이 꼭 포함될 것이다.

‘광코’는 광장코아 쇼핑센터의 줄임말로 두류네거리 인근에 1987년 건립된 대구의 대표적인 상업시설이다.

흔히 광코 상권이라고 하면 두류네거리부터 감삼네거리 사이를 아우르는 광장코아, 두류네거리, 젊음의 거리 일대를 뜻한다.

광코 상권이 본격적으로 형성된 것은 2005년, 도시철도 2호선 개통 후다.

도시철도2호선이 개통된 후 대구 전역은 1시간 거리로 연결됐고, 이후 젊은 층의 여가생활 패턴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지하철로 몇 코스 거리의 가까운 곳을 두고 굳이 시내까지 갈 필요성이 없어진 것.

여기에 롯데시네마 광장점이 들어오며 젊은 층의 광코 유입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광장코아 주변에는 화장품, 패션몰, PC방 등이 속속 들어섰다.

광코 상권의 또 다른 장점은 집중성과 다양성이다.

넓지 않은 공간에 집약된 150여 개의 점포에는 없는 것이 없을 정도다.

스크린야구장, 당구장, PC방, 게임장 등의 시설이 먹거리 골목 주변에 있는 점도 젊은이들을 광코로 모으는 이유다.



박동휘(34·달서구)씨는 “광코 거리에는 부족한 것이 없다. 이렇게 한 거리에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는 곳은 전국적으로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광코 상권은 대구 제2의 동성로로 불리며 시내 중심인 동성로에 이은 최고 상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에는 동성로보다 더 성장성 있는 상권으로 주목받을 정도다.

주말이면 30만 명에 달하는 시민이 광코 상권을 찾는다.

이제 광코는 대구의 대표적인 젊음의 상권으로 활력과 생기가 넘치는 곳이 됐다.

▲ 현재 대구 달서구 두류 지하상가의 모습. 두류역 지하 상가 입구는 무려 20개에 달한다.
▲ 현재 대구 달서구 두류 지하상가의 모습. 두류역 지하 상가 입구는 무려 20개에 달한다.
◆거대한 지하거리 형성

두류네거리 지하에는 도시철도2호선 두류역이 위치해 있다.

두류역은 지하 3층 규모로 섬식 승강장 규모로 지하상가가 넓게 펼쳐져 있다.

두류역의 출구는 무려 20개로 전국 도시철도역 중 대구 반월당역(23개) 다음으로 많다.

두류역의 하루 평균 이용객 수는 지난해 기준 1만7천211명으로 2호선 전체 4위를 차지한다.

1호선과의 환승역이자 대구 최대 번화가인 반월당역을 제외하면 영남대역, 용산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승객이 타고 내리는 곳이다.

두류역 지하상가 자체는 노후했지만 약 450m의 길이에 20개의 출입구가 모여 두류역의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30년 만에 논밭에서 최고 번화가로

“1970년대 이 일대는 그냥 논밭이었어요. 감삼못에서 낚시를 통해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두류네거리 인근 주민 최정화(73·달서구)씨는 당시 ‘7호 광장’ 일대를 떠올리며 이같이 말했다.

최씨에 따르면 이 일대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부터.

감삼못이 매립되고 광장타운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며 일대에 본격적인 상가 시설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그는 “거리가 이렇게 휘황찬란하게 변신하기 시작한 것은 15년 정도 된 것 같다”며 “도시철도 2호선이 들어오며 젊은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광코 상권이라는 말이 나돌며 지역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고 떠올렸다.

인근 두류공원과 이월드를 찾는 시민도 광코 상권의 주요 손님이다.

여기에다 해마다 두류공원에서 열리는 ‘치맥페스티벌’은 지역 상권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상가번영회 관계자는 “광코 상권에는 젊은 층의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는 시장의 매력이 살아 있다는 증거”라며 “신청사 유치 등 주변에 호재가 많아 일대 상권의 미래는 여전히 밝다”고 웃음 지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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