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T블루 택시’ 사업이 발대식도 열지 못하는 등 기존 택시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카카오 T블루는 ‘카카오 T’ 앱에서 택시를 부르면 주변에 있는 택시가 자동으로 배차되는 시스템이다.

대구에서는 지난 11월28일부터 서울에 이어 비수도권 최초로 카카오 택시가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대구지역 전체 법인택시의 절반 가까운 2천853대(40여 개 택시회사)와 운행 협약을 맺었다. 지난 4일에는 발대식을 가진 뒤 1천여 대가 정식 운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택시의 서비스 향상과 운전기사들의 수익 개선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당초 취지와는 달리 출범 초기부터 택시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사업에 브레이크가 걸리고 있다. 참여하지 못한 다수의 택시기사들이 줄어든 승객 호출과 근로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반발하기 때문이다.

전국택시노동조합 대구지역본부는 4일 카카오 택시 발대식이 열릴 예정이던 대구교통연수원 앞에서 카카오 T 불법 행위 근절을 위한 결의대회를 열었다.

택시노조는 “카카오 택시에 참여할 운전기사를 선정하는데 명확한 기준이 없고, 카카오 측이 호출을 T블루에만 몰아줘 일반택시 기사들의 근로 여건을 열악하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종사원들을 일방적으로 선정하고 강제 배차 및 강제 노동, 콜 택시 독점 등 택시 노동자들의 근로조건을 더 열악하게 몰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카카오 T블루택시를 운영하는 DGT모빌리티 측은 “노조 측의 주장은 대부분 근거 없다. 운행도 (강제 배차라는 주장과 달리) 본인 의사에 따라 얼마든지 쉴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또 “택시업체들에 참여를 제안했고, 업체에서 추천한 기사들을 우선 포함시켜 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택시노조 측은 “카카오T를 무조건 반대하지 않는다”며 “DGT가 운전기사 자유 가입, 현행 근로조건과 임단협 존중 등의 구두 합의 내용을 서면화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번 사태가 자칫 장기화 되면 어려운 여건 하에서 묵묵히 일하는 많은 택시기사들이 카카오 택시 참여 기사와 비참여 기사로 편이 갈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제도 시행 초기여서 의견 충돌과 혼선은 불가피할 수 있다. 근로자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반발이 나오는 것도 당연하다.

대구시가 카카오 택시 영업면허를 내준 것은 택시이용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해법도 당연히 시민 편의를 바탕에 두고 접근해야 한다. 대구시 등 관계 당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카카오 택시와 노조도 서로 윈윈할 수 있도록 꾸준한 대화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



지국현 기자 jkh8760@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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