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한숨도 ‘못잠’ 습관만 바꿔도 ‘꿀잠’

발행일 2019-12-01 16: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46> 수면은 곧 산업이다

지독한 불면증 환자였던 나폴레옹 ‘렘수면’을 ‘논 렘수면’으로 변화시켜 수면 시간 줄여 몸의 내성 키워내

운동·미온수 샤워로 불면증 완화 가능 바나나·아몬드·대추 등 식품 숙면 도움 올곧은 자세와 베게·이불도 영향 끼쳐

현재 대한민국 수면시장 2조 원 수준 ‘ 미래 주요 먹거리 프로젝트’로 우뚝 세계적으로 꾸준한 성장세 유지 중

독일에서는 숙면의 중요성을 사회적 모멘텀으로 설정해 침구류 산업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침대산업이 10%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
숙면에는 자세가 중요하고 베개와 이불 등 부가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면 유도 식품으로 따뜻한 우유와 바나나가 대표적이고 이외에도 호두, 대추, 체리, 아몬드 등이 숙면에 좋다.
사람의 인생을 80년으로 잡고 하루 6~7시간의 수면을 취한다고 가정해 볼 때 인생을 통틀어 3.2/1 정도의 시간을 수면으로 할애하는 셈이다.
올바른 베개로 수면을 취할 시 ‘인대 노화’를 일정 부분 방지함은 물론 목 디스크 예방의 효과 또한 거둘 수 있다.
프랑스의 혁명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지독한 불면증 환자였다. 선천적으로 약했던 위장기능으로 ‘소화불량’을 달고 살아 밤잠을 설치는 일이 예사였다고 전해진다.
분명 이 같은 논리가 맞아떨어진다면 ‘약령 시장’은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잠이 보약’이라던데, 사람의 인생을 80년으로 잡고 하루 6~7시간의 수면을 취한다고 가정해 볼 때, 전 인생을 통틀어 3.2/1 정도의 시간을 우리는 수면으로 할애하는 셈이다.

하지만 진정 보약의 존재를 부정하고자 한다면 수면의 정체성부터 재정립해봐야 한다. 잠이란 그냥 자는데 그침이 아니다. 어떻게 자는데서 건강의 성패를 좌우한다. 수면은 살아있는 상태로 ‘의식이 상실’ 됨을 의미한다.

미국의 소설가 로버트 앤슨 하이라인은 잠에 관해 “행복은 충분한 수면으로 이뤄져 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했다.

◆렘수면과 논 렘수면

통상의 수면을 ‘오르토’라고 명시한다. 오르토는 영문 표기상 ‘표준’이라는 의미로 쓰이는데, 오르토 수면은 ‘정형화된 표준 잠자리 방법’을 뜻한다. 진정한 오르토 수면인지를 파악하기 위해선 혈압과 맥박, 호흡이 정상수치의 범주 내 들어있어야 한다. 의학적으로 정상혈압은 120mmHg 미만, 정상맥박은 분당 60~100회, 정상호흡은 맥박 4회당 1회로 기준 한다.

또 다른 수면의 범주로는 ‘렘수면’과 ‘논 렘수면’이 있다. 렘수면은 쉽게 말해 ‘얕은 잠’으로 설명된다. 자는 것도 아닌, 그렇다고 깨어있음도 아닌 상태다. 눈동자가 빠르게 움직이고 숙면도 선잠도 아닌 터라 ‘패러독스 슬리핑’, 혹은 ‘빠른 눈동자 슬리핑’이라는 별칭이 따라붙는다.

논 렘수면은 렘수면의 반대로 ‘정상 수면’을 의미한다. 다른 말로는 ‘오소 수면’이라고도 하는데, 여기서 오소란 ‘ortho sleep’의 첫 글자를 뗀 약어다. 말 그대로 숙면을 취하다 보니 대뇌의 활동이 미약하다. 대뇌는 전체 뇌 무게의 대부분을 차지할 만큼 주요한 부위로써, 언어와 기억 등을 관장하는 기관이다.

◆불면증 해결책 없을까

프랑스의 혁명가 보나파르트 나폴레옹은 지독한 불면증 환자였다. 그 원인은 여러 가지로 알려져 있는데, 그중 선천적으로 약했던 나폴레옹의 위장상태가 첫 번째 이유로 꼽힌다. ‘소화불량’을 달고 살았던 나폴레옹은 거북한 속사정으로 말미암아 밤잠을 설치는 일이 예사였다고 전해진다.

나폴레옹은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역발상적 측면’을 파고든다. 숙면을 위한 노력 대신 수면 시간을 줄여 그 시간에 맞춰 몸의 내성을 키워낸다는 것인데, 쉽게 말해 잠자지 못하는 것을 그냥 못 자는 대로 몸에 맞춰 렘수면은 논 렘수면으로 변화시키는 방식이다. 이것이 바로 ‘나폴레옹 수면법’ 이다.

이 수면법의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우선 이상적 수면 시간으로 일컬어지는 8시간을 목표로 잠을 청해본다. 잠이 오건 말건 눈을 붙이고 버텨보는 것이다. 다음날에는 아예 수면을 취하지 않는다. 어찌 보면 ‘간헐적 단식’과 시간상 차이만 있을 뿐 방식은 얼추 비슷하다.

그 다음날부터 5일까지는 기본 8시간에서 2시간을 더 줄인 6시간으로 수면 시간을 맞춘다. 전날 잠을 자지 않았으니 어쨌든 수면은 가능해질 터다. 이후 일주일이 지나면 6시간에서 또 2시간 줄인 4시간을 최종 수면 시간으로 정한다. 여기서 잠깐. 이 과정에서 쪽잠, 자투리 잠을 청하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열흘이 흐른 뒤에는 또 한 번의 밤을 지새워본다. 이번이 (밤을 지새운 지) 두 번째니 원론적으론 (잠을 자지 않는 게) 훨씬 용이해질 터. 이다음부터는 하루에 4시간의 수면 시간을 공고히 함과 동시, 일주일에 한 번은 간헐적 수면 거부를 지속한다. 이렇게 몸을 단련(?)하다 보면 8시간의 절반인 4시간만 자도 정상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다는 논리다.

우리나라 불면증 인구는 성인 기준 10명당 2~3명꼴로 나타난다. 특수한 상황 속 간헐적 불면이야 별문제 있겠냐만, 이것이 만성화로 발전된다면 생활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무서운 질병으로 대두될 공산이 크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불면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수는 2013년에 비해 약 30% 이상 증가했다.

단순 수면제에 의존해서는 근원적 문제해결이 될 리 만무하다. 수면제의 근본은 ‘마취’에 있으며, 이를 소량으로 투여할 시 ‘진정작용’을 일으킨다. 수면제의 이용은 최단 시간에 최소량으로 한정해야 함이 약리적 상식이다. 수면제 과다복용 시 최악의 경우 일시적 심정지로 인한 뇌사 상태에까지 이를 수 있다.

불면 치료는 고질적이지만 않다면 간단한 생활습관의 개선으로도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 우선 생체리듬 유지와 혈액순환을 위한 ‘유산소 운동’은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잠자리에 들기 몇 시간 전 미온수로 샤워를 해보는 것도 불면증 완화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

기본적이지만 수면 시간 이외 자투리 잠자리는 가급적 피하는 것이 옳다. 무엇보다 불면증의 근원적 개선을 위해선 ‘습관’의 변화가 선행돼야 하는데 숙면 여부와 별개로 누워 있는 시간은 반드시 통일하도록 하자.

이쯤에서 수면제를 대체할 수 있는 ‘수면 유도 식품’의 종류를 공유해보겠다.

첫 번째로는 ‘따뜻한 우유’가 있다. 이는 우유에 포함돼있는 ‘트립토판’으로 설명되는데, 트립토판이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중 하나로, 섭취를 통해서만 흡수되는 필수 중의 필수 아미노산이다.

두 번째는 ‘바나나’. 이는 바나나 속 포함돼있는 ‘멜라토닌’과 ‘당분’으로 이해할 수 있는데, 멜라토닌은 뇌에서 분출되는 생체 호르몬으로 말미암아 불면증 치료에 사용되는 약물이며, 당분이란 단맛이 포함된 물질을 통칭하는 용어다.

이 밖에도 호두, 대추, 체리, 아몬드, 키위, 호박 등이 숙면에 도움을 주는 식품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반대로 고기와 토마토, 브로콜리 등은 숙면에 방해가 되니 잠자리 직전엔 피하는 것이 좋다.

◆바른 자세가 깊은 수면으로

위에서 언급했듯 숙면의 선결 조건은 ‘좋은 습관’이다. 우선 (잠자리의) 자세가 중요하며 베개와 이불 등의 (잠자리를 위한) 부가 선택에도 신중을 기해야 한다. 습관을 바꾸면 잠자리도 분명 바뀐다는 사실, 간과해선 안 된다.

수면의 가장 이상적 자세는 몸을 위로 향하는 올곧은 자세다. 하지만 이는 오르토 수면이 가능한 일반인의 기준이고,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은 옆으로 돌아누운 자세가 오히려 숙면에 도움이 된다. 이는 코골이의 원인과 직결된다. 코골이의 주 사유가 바로 ‘기도 막힘’ 으로써 발생하기 때문.

베개의 높낮이도 숙면에 큰 영향을 끼친다. 베개는 곧 ‘수면 자세의 바로미터’로써 만약 베개가 기준보다 높거나 낮다면 목 뒤편의 신경을 압박, 손·발 저림을 야기하고, 더 나아가 코골이의 주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올바른 베개로 올곧은 수면을 취할 시 ‘인대 노화’를 일정 부분 방지함은 물론 목 디스크 예방의 효과 또한 거둘 수 있다. 의학적으로 이상적인 베개의 높이는 성인 남성 기준으로 5㎝, 여성은 3㎝로 본다.

◆성장 중인 수면산업

수면도 곧 ‘산업’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인생의 3분의 1 가까이를 잠으로 소요하다 보니, 이에 파생된 수면 산업의 용틀임은 어찌 보면 섭리와도 같다.

유수의 경제 전문가들은 현재 대한민국의 수면산업 규모를 약 2조 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는 곧 잠자리 관련 산업이 ‘미래 주요 먹거리 프로젝트’의 하나로 급성장 중이라는 방증이다.

가까운 미국의 경우에도 약 50조 원에 가까운 수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일본 역시 2011년 이래 (수면산업에 관한) 가일 층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중국은 2010년부터 연간 25%에 가까운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가고 있다.

맥주와 소시지의 나라 독일에서도 숙면의 중요성을 사회적 모멘텀으로 설정, 침구류 산업의 호황기를 맞고 있다. 최근 3년 사이 (침대산업) 10% 가까운 상승폭을 기록했다는 것이 이를 단박에 증명한다.

고전의 광고 카피 중 ‘침대는 과학’이라는 문구가 있다. 사실 앞선 연재에서도 몇 차례 다루긴 했지만, 그때는 주체가 아닌 아류로써의 인용이라 허투루 넘겼다. 하지만 오늘만큼은 주인공이다. 침대는 분명 과학이었고, 그 과학적 논리 속 오롯이 숙면을 취하는데 집중하는 따뜻해마지 않을 밤이 되길 바란다.

슬픔을 해소하는 세 가지 방법. 한 잔의 따뜻한 커피와 뜨거운 탕 속에 몸을 맡기는 여유, 그리고 세상 둘도 없을 따스한 수면이다.

글·사진 군월드 IT 사업팀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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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s 수면 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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