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문화콘텐츠 육성 세미나||15일 경주더케이호텔에서 각계 전문가들 삼국유사 활용 방

경주를 중심으로 경북지역에는 신라 천 년의 많은 흔적이 삼국유사 이야기와 연결되어 있다. 삼국유사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 들어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을 가진 우리와 직접 연결고리를 가진 떼려야 뗄 수 없는 핏줄과 같은 역사이자 현실이다.



대구일보는 삼국유사 이야기를 스토리텔링을 통해 역사문화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재구성해 다양한 문화콘텐츠로 산업화하는 역할을 담당하고자 한다. 삼국유사 문화콘텐츠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고자 지난 15일 경주더케이호텔에서 학계, 문화연구단체, 문화산업단체 등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경주남산연구소 김구석 소장

김구석 경주남산연구소장은 삼국유사를 문화콘텐츠로 활용할 수 있는 실례로 삼국유사에 실린 225개소의 절터 찾기, 경주남산 문화유적 답사 등 실행 중인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어 충담재, 월명재 등과 관련된 축제를 소개하면서 삼국유사에 실린 내용을 테마로 축제를 개발해 개최할 것을 제안했다.

경주남산연구소는 경주남산 문화유적 답사 코스를 테마별로 개발해 연중 다양한 방법으로 운영한다. 또 문화유산에 대한 학습에 이어 현장 강좌를 개설, 운영하는 한편 문화유산 해설사 양성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기획 운영한다.

설화 또는 역사의 현장 유적지를 정비하고 사적비 또는 표지석, 향가의 연고지 건립 등으로 문화탐방객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연고지마다 문화축제를 열어 뛰어난 인물의 정신을 계승하고 역사문화를 계승 발전시키는 한편 역사문화관광객을 유치한다.

삼국유사에 등장하는 설화 또는 역사적 사실을 오페라, 연극, 음악 등의 시대에 맞는 새로운 창작극으로 개발 운영한다. 이어 삼국유사 신화와 전설 등의 문화유산을 지역별로 알려주고 해설을 받을 수 있는 어플을 개발한다.

◆경주대학교 임선희 교수



임선희 경주대학교 교수는 ‘김춘추의 평화와 화해로 가는 길’이라는 제목으로 삼국유사 스토리텔링 기법을 소개하면서 문화콘텐츠 활성화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문화유산을 스토리와 장소로 연계해 하나의 완성된 스토리로 엮어야 한다. 김춘추가 외교전을 벌였던 일본, 중국, 북한의 역사학자와 당시 상황 관련 공동연구 발표회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반도에서 삼국통일 후 평화와 화해가 지속된 점과 삼국의 기술발전으로 통일신라의 찬란한 문화가 꽃필 수 있었던 점을 이해해야 한다.

삼국통일 그 후부터는 한반도가 하나의 세력으로 외세에 대항했던 상황을 그리며 분야별 공간적 요소를 포함한 스토리를 완성해 이야기에 맞는 문화콘텐츠와 접목을 시도해야 한다.

◆동국대학교 박종희 교수



박종희 동국대학교 교수는 4차 산업시대에서 삼국유사의 역할에 대해 발표했다.

도시가 경쟁력을 가지기 위해서는 매력과 독특함을 가지고 있는 장소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경주에서 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삼국유사를 연결, 융합, 소통이라는 관점에서 재해석해야 한다. 이어 타지역과 연결하고 세계와의 연결을 통해 국제적인 도시로서의 위상을 갖추어야 한다.

경주 역사문화에 과학의 새로운 옷을 입혀 21세기 융합관광의 시대를 선도해야 한다. 역사적 현장을 재발굴하고 스토리텔링화 하고, 새로운 관광상품을 만들어야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적인 키워드는 연결, 융합, 소통이다. 경주는 삼국유사를 활용한 다양한 인성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

◆웹진시인광장 이령 시인



웹진시인광장 부주간 이령 시인은 삼국유사 내용을 모티브로 사랑서사시를 지어 책으로 발간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지역의 역사문화를 문학으로 승화시켜 관심을 유발한다는 전략을 소개했다.

이령 시인의 삼국유사 사랑서사시의 내용은 크게 10장으로 구성된다. 총 10장에 걸쳐 삼국유사에 나오는 사적과 관련된 사랑이야기를 중심으로 각장 5편씩 모두 50편을 싣는다.

제1장-백률사(신라의 민심을 통합하려 했던 법흥왕 제위 시 이차돈과 관련된 나라사랑)

-백률사는 삼국유사 권3 흥법3 원종흥법염촉멸신조에 나오는 이차돈의 순교와 관련된 절이다. 불교공인을 위해 법흥왕 14년(527) 이차돈이 순교를 자청했고 그의 목을 치자 흰 피가 솟구쳐 소금강산에 떨어졌다. 자추사라 불렸다. 절의 진입로에는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다. 대나무는 풀이면서 나무이며 꽃이 피기까지 약 76년이 걸리고 한 나무의 꽃이 피면 숲 전체가 따라 꽃이 피고 한꺼번에 진다. 이는 한 나라의 흥망성쇠와 유사해서 공심의 대표적 유적이라 생각된다.

‘누구의 피 울음인가 꽃 비경 덧널처럼 쌓이는 대 숲, 땅속 금강이 일제히 솟구치니 내 귀 천 년의 서루에 올랐다 내린다 소름 돋는 저잣거리 원성을 말아 쥔 북악산 솔이끼며 귀신새 소리마저 이곳에선 하얗게 날이 선다.

만파식적 듣고 자란 서라벌 백률송순, 황룡이 승천하듯 굽이굽이 내달린 곳, 자추사 흰 피도 찰나에 지고 찰나에 지는 줄 그 누가 알았을까?’ -삼국유사 사랑 서사시 1장 일부.

◆경주학연구원 박임관 원장



박임관 경주학연구원장은 ‘삼국유사의 무궁무진한 콘텐츠’라는 제목으로 삼국유사에 실린 이야기를 역사의 뒤안길 기록, 신화와 설화의 보고, 불교유적의 스토리, 인물과 얽힌 이야기, 향가와 신라어의 본원 등으로 해부했다.

삼국유사를 근거로 서사 공간으로써 활용이나 인터넷 디지털 공간과 현실 공간의 접합 등을 도모한다면 문화콘텐츠로서의 활용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삼국유사의 설화에 깃든 다양한 삶의 방식과 존재 양식에 대한 이해와 융화와 조화라는 이상적 지향을 스토리텔링으로 승화시킨다면 원형적 상상력과 구술성은 새로운 상품이 될 것이다.

삼국유사에 소개된 향가는 한반도의 노래 행위가 구술행위 중심에서 문자로 넘어오는 시기에 탄생한 작품이다. 이를 통해 고대 신라어를 복원하고 활용한다면 여러 가지 요소의 콘텐츠로 재탄생할 것이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통해 보여주고자 했던 마음을 생각하면서 삼국 당시의 생활이 묻어 있는 이야기, 민족의 얼굴을 그려볼 수 있는 이야기로 흡수해 재생산할 때 그 값을 다할 것이다.

◆경북도의회 박차양 도의원



박차양 경북도의회 의원은 ‘스토리텔링이 답이다’는 제목으로 삼국유사를 활용한 문화콘텐츠 활성화 방안에 대한 사례를 소개하며 스토리텔링 방법까지 제안했다.

삼국유사에 기록된 이야기의 중심은 삼국통일을 이룩한 신라의 이야기다. 신라는 천 년 동안 경주지역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경주를 빼고 삼국유사를 설명하기는 곤란하다. 경주야말로 삼국유사의 본고장이다.

경주에는 많은 역사문화 유적이 산적해 있다. 곳곳에 구슬이 널려 있다. 등록된 문화재만 330개로 경북도내에서 가장 많다. 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 국보급 문화재들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고 우리 눈에 보이는 비지정문화재도 수두룩하다.

이런 보석들을 사람들이 보고 싶어 달려올 수 있게 하는 방법은 스토리텔링해 꾸준히 알리는 방법뿐이다. 영화, 드라마, 소설, 뮤지컬, 연극 등의 대중적인 문화콘텐츠와 접목시켜 소개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이런 문화콘텐츠로 경주의 역사문화유적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토리텔링으로 옷을 입혀야 한다. 스토리텔링은 지역정서에 맞는 작품을 집필하고 있는 경륜 있는 작가들에게 의뢰하거나, 작품공모를 통해 꾸준히 모집해 현실정에 맞는 이야기를 선정해야 한다.

◆신라문화원 진병길 원장



진병길 신라문화원장은 ‘문화재 활용을 통한 가치 재발견’이라는 제목으로 서악마을에서 삼한통일의 주역들과 함께 힐링여행을 기획 운영하는 사례를 중심으로 문화콘텐츠를 산업화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문화를 통해 국민을 행복하게 하자는 시대정신이 점점 커지면서 고유문화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문화재의 활용에 대한 필요성을 높였다.

창의적 연출을 통한 문화재 활용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전승을 넘어 현 세대로부터 다음 세대로 소통을 원활히 하고 국민의 문화수혜를 넓히는 창조적 문화생산이 되고 있다.

그뿐 아니라 문화재 활용은 보존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문화재 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재는 역사적 가치만이 아니라 큰 부가가치를 지닌 소재여서 21세기 문화국가로서의 경쟁력 강화에 이바지한다.

특히 삼국유사의 주 무대인 경주에서는 우리 시대 문화창조의 신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절실하다.

신라문화원에서 삼한일통의 주역들이 잠들어 있는 서악마을을 가꾸고 문화재활용을 통한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작업을 통해 전국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