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 포니힐링농원||승마는 사람과 말이 교감하는 동물매개치료 ||누구나 즐기고 쉴 수

▲ 박형근 대표가 조랑말타기 체험활동에 참여한 어린이에게 체험활동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 박형근 대표가 조랑말타기 체험활동에 참여한 어린이에게 체험활동 요령을 알려주고 있다.
▲ 체험활동의 시작은 조랑말과 친해지기다.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가 손바닥으로 조랑말의 콧등을 만지면서 서로 교감하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
▲ 체험활동의 시작은 조랑말과 친해지기다. 체험에 참가한 어린이가 손바닥으로 조랑말의 콧등을 만지면서 서로 교감하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
▲ 어린이들이 조랑말타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안전전문교관리 말고삐를 잡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 어린이들이 조랑말타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안전전문교관리 말고삐를 잡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체험활동을 진행한다.
▲ 포니힐링농원의 박형근·김복란 공동대표가 농장 앞에 설치한 장승 앞에서 농장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비움은 농장주의 마음도 비우고 고객의 지갑도 비우는 즐겁고 재미있는 체험장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포니힐링농원의 박형근·김복란 공동대표가 농장 앞에 설치한 장승 앞에서 농장운영 방식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비움은 농장주의 마음도 비우고 고객의 지갑도 비우는 즐겁고 재미있는 체험장을 만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 박형근 대표가 농장 입간판 앞에서 농장의 시설과 운영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박형근 대표가 농장 입간판 앞에서 농장의 시설과 운영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 김복란 공동대표가 이흥우 경북농업기술원 강소농민간전문위원과 함께 농산물수확과 원예체험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김복란 공동대표가 이흥우 경북농업기술원 강소농민간전문위원과 함께 농산물수확과 원예체험활동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 어린이들이 조랑말타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안전전문교관이 말고삐를 잡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어린이들이 조랑말타기 체험을 하고 있는 모습. 안전전문교관이 말고삐를 잡고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면서 체험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체험활동의 시작은 조랑말과 친해지기다. 체험객이 손바닥으로 조랑말의 머리를 만지면서 서로 교감하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
▲ 체험활동의 시작은 조랑말과 친해지기다. 체험객이 손바닥으로 조랑말의 머리를 만지면서 서로 교감하는 방식을 배우고 있다.
▲ 포니힐링농원에서 성인 체험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대형종인 백마.
▲ 포니힐링농원에서 성인 체험용으로 주로 사용하는 대형종인 백마.
▲ 포니힐링농원의 체험용 조랑말.
▲ 포니힐링농원의 체험용 조랑말.
▲ 포니힐링농원의 체험활동을 알리기 위해 만든 말타는 모습의 그래픽.
▲ 포니힐링농원의 체험활동을 알리기 위해 만든 말타는 모습의 그래픽.
소비패턴은 계속 진화한다. 필요한 상품만을 구매하던 방식에서 가고 싶은 곳을 찾아가고 경험함으로써 그 가치를 얻으려고 한다. 또 그 가치를 공유하고 함께 추억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것을 체험경제라고 한다. ‘단순히 상품을 사는 것을 넘어 체험 자체를 상품으로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1998년 출판한 ‘체험경제’라는 책에서 ‘B.조지프 파인 주니어’와 ‘제임스 H. 길모어’가 처음 사용한 용어다. 처음에는 경제학 분야에서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관광, 건축, 농업 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된다. 특히 농촌에서 6차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농산물 수확체험에서 공예품, 요리 등 다양한 체험들로 확산되고 있다.

승마체험으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는 강소농이 있다. 경산시 와촌면에서 ‘포니힐링농원’을 운영하는 박형근(46)·김복란(42) 공동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부부는 5필의 말과 5천㎡의 체험농장, 카페, 팬션을 운영해 연간 8천여만 원의 소득을 올린다. 농촌에서 ‘체험경제’를 직접 실천하는 것이다.

◆누구나 즐기고 쉴 수 있는 편안한 농장

부부는 귀농 6년차의 초보농부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쉬지 않고 몸을 움직이는 부지런한 농부다. 그 부지런함 덕분에 이제는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고 스스로 말한다. 귀농 전에는 대구에서 10년간 식당을 운영했고, ‘해수유통업’으로 전환해 7년간 바닷물을 팔았다.

횟집 수족관에 바닷물을 공급하는 일이다. 스스로 ‘북청물장수’라고 한다. 해수유통은 힘든 일이다. 25t 탱크로리 차량에 바닷물을 가득 채우고 도로를 누비는 일이다. 그러다 보니 언제, 어디서 사고가 날지 모른다. 보통 하루에 2회를 운행하지만 부부는 교대로 운전하면서 4회를 강행했다.

수입을 조금이라도 늘리려는 몸부림이었다. 수입이 느는 만큼 피곤도 늘고 스트레스도 쌓였다. 이러다가는 죽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해수유통을 접고 2014년 귀농을 감행했다. 아버지의 농토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집 앞에 있는 저수지와 연결해 누구나 재미있게 놀고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농장이름에 ‘힐링’을 넣은 것도 팍팍한 도시생활에서 벗어나 쉴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농장은 승마체험을 비롯한 각종 체험을 하고 호숫가를 산책하면서 힐링을 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다. 특히 자녀들이 안전교관의 지도를 받으면서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호숫가 벤치에서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곳이다. 편안하고 안전한 체험장이라는 소문이 나면서 가족단위 체험객이 느는 추세다..

◆틈새시장으로 개척한 어린이 승마체험

박 대표가 승마체험을 선택한 것은 인근 영천지역에 경마공원이 조성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대규모 경마공원이 조성되면 주변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승마체험으로 마음을 굳히고 시장조사를 시작했다. 대구 인근지역에 있는 대부분의 승마장은 주말에 어른들이 승마를 즐기는 성인용이었다.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승마는 없었다. 어린이 승마체험은 일종의 틈새시장이었다. 어린이들의 체형에 맞추기 위해 조랑말을 선택했다. 선택은 적중했다. 승마의 장점이 알려지면서 체험객이 줄을 이었다. 주중에는 유치원과 초등학생들이 단체로 체험하고, 주말에는 가족단위 체험객이 대부분이다.

어린이들이 체험하는 동안 부모들은 농장 앞에 있는 호숫가를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아내인 김 대표가 운영하는 카페에서 차를 마시면서 쉬기도 한다. 부모들이 편한 마음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체험이 안전전문교관의 지도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안전을 가장 우선하는 체험농장

체험은 갖춰야 할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많지만 중요한 것은 오락적 요소와 교육적 요소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빠져서도 안 된다. 이와 함께 안전도 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박 대표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안전이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체험과정에서 안전을 유난스러울 정도로 강조한다. 체험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안전교육을 실시한다. 안전사고의 유형과 발생 시 대처요령까지 꼼꼼하게 교육한다. 특히 승마체험에서는 더 강조한다. 안전모와 안전 조끼는 필수장비다. 누구도 예외는 없다. 모든 체험에는 안전전문교관이 참여해 안전관리를 한다. 말에 타는 순간부터 내릴 때까지 규정에 따르도록 한다. 말의 주행 속도도 항상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만약의 경우에 대비한 보험에도 가입한다.

체험 중에 말이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체험객이 두려움을 느끼면 즉시 중단한다. 위험요소가 완전히 없어졌다고 판단돼야 다시 시작한다. 체험객의 안전을 최우선시하기 때문이다. 농산물 수확체험이나 공예품 만들기 체험도 마찬가지다.

◆다시 하고 싶은 재미있는 체험

오락성도 빠질 수 없는 요소다. 무엇이든지 재미가 없으면 오랫동안 하지 못한다. 다시 하는 것은 더 어렵다. 특히 어린이들은 쉽게 싫증을 느낀다. 체험은 모든 과정이 연속적으로 이어져 있다. 쉽게 싫증을 느끼는 어린이들의 특성에 맞춘 것이다.

승마체험을 마치면 농산물 수확체험으로 연결되고, 다시 천연비누 만들기와 같은 공예품 체험으로 연결된다. 어떤 때에는 요리체험으로 이어진다. 잔디밭에서 비눗방울을 만들면서 뛰어놀기도 한다. 하루 종일 있어도 지루하지 않다.

이런 연속형 프로그램의 구성은 ‘고객이 체험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박 대표의 생각에서 나온 것이다. 농장운영을 부부가 분담해서 하는 것도 체험객들이 지루하지 않게 하기 위한 방식이다. 박 대표는 승마체험과 농작물 수확체험을 담당하고 아내인 김 대표는 요리와 공예품 체험, 팬션과 카페운영을 담당한다. 손발이 척척 맞다. 많은 체험객이 다시 한 번 더 오고 싶다고 하는 것은 이런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실제로 재방문 고객의 비율은 70%로 상당히 높다.

◆승마는 사람과 말이 교감하는 동물매개치료

“낮에 승마체험을 했다는 어린이의 어머니로부터 전화를 받고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 있었다”고 박 대표는 말한다. 어머니의 목소리가 많이 들뜬 상태였다. 아이가 자기 전에 베개를 끌어안고 말을 타는 흉내를 내면서 ‘으랴’하는 소리를 냈다는 것이다. 어릴 적부터 언어장애가 있어 말을 하지 못했는데 승마체험을 하고 나서 작고 또렷하지는 않지만 ‘으랴’하는 말을 했다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럽다는 것이었다.

승마체험을 보낼 때 만해도 많이 망설였는데 체험 후의 행동을 보고는 고마운 마음에 전화한 것이다. 누구나 동물과 교감하면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설명했다. 아이를 계속 체험을 시킬 것이니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도 잊지 않았다. 그 어린이는 현재 단골 승마체험고객이 됐다. 사람과 동물이 교감하고 소통하는 ‘동물매개치료’의 효과를 직접 경험한 사례다. 우리가 반려동물과 교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마을 구축

박 대표가 추구하는 미래의 꿈은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체험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지금은 자신의 농장만을 운영하고 있지만 그 범위를 확대해 마을단위 체험사업을 하고 싶어 한다.

농장이 있는 소월리 전체를 체험마을로 만들어 도시민들에게는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주민들은 농가소득을 올리도록 하는 것이다. 대구와 인접해 체험마을로 꾸미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농가마다 재배하는 작목이 다르고 환경도 다른 것을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농가별로 중복되지 않게 체험 종목을 정하고 시기별로 배분해 연중 농촌체험이 이루어지는 체험마을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체험마을을 바탕으로 농촌 민박과 농산물 판매를 병행함으로써 농가소득을 올리고 주민들이 함께 어울리는 마을을 구축한다. 특히 서로 협업을 하면 고령의 은퇴농가에서도 일정 소득이 유지될 수 있어 삶의 활력소 역할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글·사진 홍상철 대구일보 객원편집위원

경북도농업기술원 강소농 민간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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