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조정소위 대구몫 전격 배제 …대구 소는 누가 지키나! 우려 ||민주당 보다 못한 한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위해 회의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 때 더불어민주당의 ‘대구 홀대론’을 맹 비난했던 자유한국당이 정작 중요한 국비 예산안조정소위(예산소위)에 대구몫 의원을 전격 배제, ‘내로남불식 대구 홀대론’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7월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대구 경제 살리기 토론회’에 참석, “작년에 편성한 예산을 보면 다른 광역단체는 다 늘었는데 대구만 줄었다”면서 현 정부여당을 겨냥, 강력 비판을 가해 대구홀대론을 놓고 팩트의 진위를 따지는 등 논쟁을 가열 시킨 바 있다.

이날 황 대표는 대구홀대론과 관련, '(현 정부여당과) 달리 내년 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대구 경북에 대한 홀대가 없도록 (한국당은) 챙기고 또 챙기겠다"고 굳게 약속했지만 정작 내년도 정부 예산안의 삭감·증액을 결정하는 '최종 관문'인 예산소위에 대구몫을 전격 배제했다.

자신이 한 약속을 대놓고 어긴셈이다.

실제 한국당은 11일 시작된 예산소위 위원에 당초 대구몫으로 잠정 결정했던 윤재옥 의원(대구 달서을)을 배제하고 충청 출신의 당 정책위의장인 정용기 의원을 전격적으로 투입시키면서 대구 홀대론을 가져왔다.

한국당 예산소위 위원은 모두 6명이다. 이중 정 의원의 투입으로 충청권 출신 소위 의원만 절반인 3명이 배정됐다.

당연직인 김재원 예결위위원장과 송언석 의원이 경북몫으로 조정 소위위원에 배정, 대구몫 의원이 없어지면서 당장 대구시의 내년 국비예산 증액에 비상이 걸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나마 민주당이 대구경북몫으로 김현권 의원을 배정하면서 대구 국비예산에 다소 청신호를 울리고 있지만 김 의원 역시 경북출신이라 경북출신 여야 의원만 3명이 투입된 상황에 처해 대구홀대론이 가중될 수 밖에 없는 모양새다.

이 때문에 대구의 현안 사업에 대한 국비 증액은 고사하고 강효상 의원(대구 달서병 당협위원장)이 환경노동위 예산심의에서 430억 7천만원 증액한 대구 물클러스트 관련 3종예산(유체성능시험센터 설치, 물산업클러스터 운영, 한국물기술인증원 운영) 652억 여 원 등 지역 의원들이 관련 상임위에서 고군분투, 증액한 각종 대구 국비 사업예산 조차 지킬 수 있을까?라는 우려마저 일고 있다.

지역 정가는 이와관련, 당장 내년 총선 대구민심을 얻기 위해 김현권 의원을 예산소위에 배정한 것에 빗대, ‘민주당보다 못한 한국당의 대구 홀대’라는 공분의 목소리도 들리고 있다.

특히 대구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내년 총선 사령탑인 정종섭 한국당 대구시당 위원장의 리더십도 도마위에 올라가면서 당내 대구 출신의원들의 입지에도 영향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대구 출신 한국당 의원들의 허약 체질을 입증하는 대목”이라며 “내년 총선을 계기로 대구 정치권의 위상을 제대로 확립해야 한다. 총선 사령탑인 대구시당 위원장부터 다선 의원으로 교체하는 등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창재 기자 lc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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