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구미갑

구미는 ‘조국 정국’으로 더불어민주당에서 이탈한 청년·중도층의 마음을 누가 가져갈 것인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TK(대구·경북) 상징성이 있는 지역이지만 공단지역이라는 특성상 수도권에서 유입되는 젊은 유권자들이 많아서다.

실제 2017년 기준 구미의 청년인구 비율은 38.7%로 경북에서 가장 높다. 이는 의성이나 청송 등 군(郡) 단위 지역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젊은층 유입으로 인해 구미는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현 더불어민주당 장세용 시장이 당선됐고 그간 한 석에 불과했던 민주당 시의원도 8명으로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조국 정국을 거치며 청년층이 민주당에 등을 돌린 상태다.

그렇다고 이들이 한국당으로 모두 흡수됐다고 볼 수 없다.

패스트트랙 정국 고발 의원 공천 가산점, 조국 청문 TF 표창장 수여, 오른소리 애니메이션 논란, 갑질 의혹 인사 인재영입 등 연일 자책골이 속출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구미를 향한 민주당의 적극적인 ‘구애’가 얼마나 먹힐지도 주목된다.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박 전 대통령의 고향이자 보수의 성지인 구미에서 국회의원이 나온다면 TK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계산을 깔고 구미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7월 구미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구미형 일자리 투자 협약식에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실세들이 모두 참석한 바 있으며, 최근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경북에 전폭적인 예산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을 약속하기도 했다.

〈1〉구미갑

민주당의 TK 전략공천 1호로 알려진 문재인 정부 실세로 꼽히는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최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대 당의 ‘빅매치’ 가능성은 낮아진 상태다.

김 전 실장은 이해찬 대표의 강력한 요청에 따라 구미갑 총선 출마를 예고했지만 조국 정국에 따른 민주당 민심이반에 부담을 느껴 총선에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빅매치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민주당이 김 전 실장의 빈 자리를 채울 새 인물을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선 한국당은 현 안주인인 백승주 의원을 비롯해 3선 구미시장을 역임한 남유진 전 시장, 지역의 터줏대감인 구자근 전 경북도 의원, 지난해 구미시장 선거에서 석패한 이양호 전 한국마사회장, ‘젊은 피’ 김찬영 경북도당 혁신위원장, 우종철 박정희정신연구소장 등의 출마가 거론된다.

현 의원이 있음에도 출마자가 난립하는 이유는 백 의원의 조직력이 약하다는 평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백 의원은 지역구를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지만 지지세력이 미비한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총선출마를 기정사실화했지만 구미갑과 을 가운데 출마 지역구를 고심해왔던 남 전 시장은 최근 구미갑으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전해진다.

TK 청년 후보인 김찬영 혁신위원장도 이 지역구 총선 출마를 확실히 하며 지역구민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면서 밑바닥 민심을 훑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김봉재 전 구미시새마을회 회장과 김철호 민주당 구미갑지역위원장, 박종석 아성병원 상임이사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국당 공천에 불복해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김 전 회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눈에 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전략공천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장세용 구미시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봉재 전 회장이 경선에서 유리할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며 “백 의원이 한국당 경선에서 살아남아 김 전 회장과 맞붙는다면 심인고교 선후배 사이인데다 지난 총선 당시 김 전 회장이 백 의원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인연을 고려하면 흥미로운 경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에서는 지난 지방선거에 구미시장 후보로 나섰던 유능종 구미갑 지역위원장, 정의당에서는 최인혁 지역위원장이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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