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불법 정치자금 수수와 무고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이완영 전 의원이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한 지역구다.

이에 무주공산이 된 이 지역구 출마 예정자가 수두룩하다.

이들 간 금배지를 향한 치열한 물밑 경쟁은 시작된 지 이미 오래다.

관전 포인트는 이들 사이 지역구 내 인구가 가장 많은 칠곡군 민심을 누가 가지고 가느냐다.

칠곡군 인구는 11만7천740명(지난달 행정안전부 주민등록인구현황 기준)으로 성주군(4만3천968명)과 고령군(3만2천554명) 인구를 합한 수보다도 많다.

현재 출마자로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칠곡 출신은 한국당 소속 이인기 전 의원과 김창규 전 경북도의원, 한국당 출마가 확실한 정희용 경북도지사 경제특별보좌관, 더불어민주당 장세호 전 군수 등 4명이다. 나머지는 모두 성주 출신이다.

그러다 보니 성주 출신 출마 예정자들이 칠곡 민심을 잡기 위해 칠곡군으로 전입하기도 했다.

최근 김항곤 한국당 고령·성주·칠곡 당협위원장과 김현기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잇따라 칠곡군 왜관읍의 한 아파트로 전입신고를 한 것.

지역 정가 관계자는 “물론 소지역주의가 발동해도 표심이 갈리면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칠곡 표심이 선거 결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며 “하지만 칠곡 유권자가 많은 만큼 칠곡 표심이 미치는 영향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국당에서는 이 전 의원이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한 뒤 올 초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된 김항곤 전 성주군수를 비롯해 김현기 전 행정부지사, 이인기·홍지만 전 국회의원, 정희용 특보, 김창규 전 경북도의원, 최도열 당 대표 특별보좌역 등이 출마자로 거론되고 있다.

김항곤 당협위원장은 ‘더 낮은 자세, 더 가까이’를 모토로 지역 주민들과의 스킨쉽에 주력하는 것은 물론 당원관리에도 힘쓰고 있다.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인 이인기 전 의원과 SBS 앵커 출신인 홍지만 전 의원도 출마 의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2000년 제16대 국회의원(칠곡)을 시작을 18대(고령·성주·칠곡)까지 3선을 한 이 전 의원은 경험과 노련함을 장점으로 내세우며 활동한 물밑활동을 벌이고 있다.



2008년 18대 총선 때 대구 달서갑에 출마했다가 고배를 마셨지만 4년 뒤인 19대 총선을 통해 여의도에 입성한 초선 출신인 홍 전 의원도 지역에서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경북도 부지사를 지낸 김현기 전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장(1급)도 본격적인 총선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달 21일 한국당 경북도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의 심사를 통해 한국당 입당도 승인받는 등 출마를 위한 준비는 모두 마친 상태다.

김 전 실장은 행정고시 32회로 경북도청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이후 행안부 지방자치분권실과 지방재정경제실 업무를 봐왔고 경북도 기조실장, 부지사를 지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키즈로 불리는 정희용 경북도 경제특보도 출마 의사가 분명하다.

칠곡 출신이고 40대 젊은 정치인이라는 점이 강점인 그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송언석 의원(김천)의 보좌관 등으로 일한 바 있다.

현재 공직에 있는 정 특보는 다음달 초 사직서를 제출한 뒤 본격 총선 행보에 나설 계획이다.

김창규 전 도의원은 ‘광역의원 기획경제위 경험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총선 레이스에 뛰어들었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 경북도의원에 당선된 이후 지난해 재선에 도전했지만 석패한 바 있다.

황교안 대표 특별보좌역을 맡고 있는 최도열 국가발전정책연구원장도 지역에서 분주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선 이후 첫 3선 군수’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백선기 현 칠곡군수도 이미 불출마 선언을 했지만 정치계 풍향에 따라서 도전장을 내밀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국당의 아성에 도전하는 유일한 더불어민주당 인사는 장세호 전 칠곡군수다.

2010년 5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칠곡군수에 당선된 저력을 가지고 있는 장 전 군수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백선기 군수에 맞서 선전한 바 있다. 당시 3.74%포인트 차이로 아쉬운 패배를 맛봤다.

그는 현재 모든 지역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얼굴을 알리는 등 정치적 행보에 나서며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무주공산으로 한국당 후보자가 난립하는 가운데 이들 중 어떤 인사가 공천받는 행운을 거머쥘 지 이목이 쏠린다”며 “칠곡군 출신인 장세호 전 군수의 기세도 만만치 않은 만큼 당 대 당의 경쟁도 흥미로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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