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구상
▲ 시인 구상


‘아지랭이가 아물거리는 강에/ 白金의 빛이 녹아 흐른다.’

‘나눌배가 소년이 탄 소를 싣고 온다/건너 모래톱에 말뚝만이 홀로 섰다.’

삶을 노래하는 구도자로 살다간 구상(1919~2004) 시인의 시, ‘강(江) 7’의 한 부분이다.

이 시는 유달리 강을 좋아했던 시인이 그려낸 강에 대한 연작시 중 낙동강을 배경으로 한 시 중 하나다.

프랑스 문인협회가 선정한 ‘세계 200대 문인’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두 번이나 거론됐던 구상 시인.

구상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칠곡에서 개최된다.

2일 칠곡군 왜관읍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대성당에서 구상시인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린다.

‘오늘서부터 영원을’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번 음악회는 구상선생기념사업회 주최,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주관으로 마련됐다.

이날 음악회에는 바로크 기악 앙상블 알테 무지크 서울, 무지카사크라서울 합창단, 소프라노 임선혜가 무대에 오른다.

알테 무지크 서울은 바로크 음악을 연주하고, 소프라노 임선혜는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등을 부른다.

무지카사크라서울 합창단은 교회합창음악과 함께 구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우음’, ‘진혼곡’, ‘기도’, ‘초설’ 등 가곡도 들려준다.

이에 앞서 1일에는 칠곡보생태공원에서 구상 선생 탄신 100주년 시비 제막식도 가진다.

칠곡군발전협의회 주관으로 가진 폭 3.5m, 높이 1.4m 크기의 시비에는 구상시인이 생전에 왜관에서 거주할 때 지은 시, ‘강(江) 7’이 새겨져 있다.

유자효 구상선생기념사업회 회장은 “구상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제2의 고향인 왜관에서 천상의 소리와 시비로 장식할 수 있게 되어 크나큰 축복”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인은 1953년부터 1974년까지 20여 년 동안 왜관에서 왕성한 문학 활동을 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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