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을 안주인 자리가 15년 만에 바뀔지가 관전 포인트다.

최근 대권 주자이자 현 안주인인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이 최근 서울 출마로 노선을 선회했다는 소문이 파다하기 때문이다.

최근 유 의원의 행보를 보면 서울 출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지역 정가의 얘기다.

유 의원은 바른미래당의 내홍 격화로 당 내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꾸리며 오는 12월 탈당을 예고하는 등 보수통합을 위한 본격 행동에 나서고 있다.

지역 정가에서는 유 의원이 ‘개혁보수’ 깃발을 내걸고 신당을 차린 뒤 내년 총선 전까지 한국당과 보수통합을 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까지 회자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대구가 아닌 서울로 출마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실제 지난 8월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유승민 의원에게 러브콜을 보내며 “유 의원과 통합을 안 하면 한국당의 미래가 없다. 유 의원이 한국당으로 돌아와 서울에 출마하면 좋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유 의원이 최근 한국당과의 통합 조건으로 동구을 출마나 비례대표를 제시했지만 한국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서울 출마를 요구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이에 신당을 차리든, 한국당과의 통합을 하든 대구 출마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국당에서는 동구을 당협위원장인 김규환 의원과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출마를 확정짓고 민심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 1월 당협위원장으로 임명될 당시만 해도 ‘뜬금포 인사’라는 얘기를 들었던 김규환 의원은 특유의 친화력을 바탕으로 부지런함과 성실한 모습까지 보여주며 당원과 지역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대여투쟁에도 앞장서며 당 내 입지도 확보해나가는 중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에 도전하며 지역민들에게 얼굴을 알려 온 김재수 전 장관도 지역민과의 접촉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김 전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황교안 대표와 함께 국무위원으로 일한 인연이 있고 현재는 ‘2020 경제대전환위’에서 활동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승천 동구을 지역위원장이 유지경성(有志竟成)의 자세로 또 한번 총선에 도전한다.

지난 총선과 지방선거 등 4전5기의 이 위원장은 지역구 내 동정 여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TK 불모지인 민주당을 위해 헌신해왔고 그동안 쉼없이 유승민 의원과 지역구 쟁탈전을 벌여온 노력 탓이다.

총선이 정당 간이 아닌 인물간의 대결로 흐른다면 오랫동안 지역을 지켜오며 지역민과의 친밀함과 밀착력이 강점인 이 위원장도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국회 사무처와 중앙당 국장 이상 인사들이 이 위원장의 능력을 높이 사 비례대표 후보로 추천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유승민 의원이 동구을에 출마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대타로 강대식 전 동구청장을 출마시킬 확률도 제기된다.

정가에서는 강 전 구청장의 정치적 고향은 ‘동구을’로 평가받지만 같은 당 소속 유 의원의 지역구와 겹쳐 ‘동구갑’ 출마 가능성을 점쳐왔다.

정가는 구청장 임기 동안 인물은 물론 정책적 능력도 높게 평가받았던 강 전 구청장이 동구을에 한국당 소속으로 출마한다면 동구을 돌풍의 핵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강 전 구청장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는 않겠다. 지역민에게 봉사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유 의원이 대구가 험지라고 주장하지만 유 의원에게 진정한 험지는 서울 등 수도권이다. 유 의원이 서울에 출마해 보수의 기치를 올리고 자신의 역량과 전투력을 보여줘야 하는게 맞다”며 “동구을은 한국당 공천과 총선 흐름 등이 총선 결과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