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 소리라면 후두성대질환 의심

발행일 2019-10-23 18: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30대 중반 회사원인 A씨는 회식자리마다 빠짐없이 2차는 노래방으로 향한다. 항상 고함을 고래고래 지르는 노래들을 선곡하는 탓에 다음날 아침부터 쉰 목소리가 나고 목에 통증이 며칠 호전되지 않아 이비인후과를 방문한다.

◆후두성대질환이란?

코를 통해 들어온 공기는 후두를 거쳐 기관지와 폐로 들어가고, 숨을 내쉬면서 성대를 진동시켜 소리를 낸다.

후두는 우리 몸에서 목소리를 내는 성대를 포함한 숨길의 일부로서 목의 앞쪽 부위에 위치한다.

남성의 경우 목에 볼록 튀어나온 부분 (Adam’s apple)은 방패연골(갑상연골)이 앞으로 튀어나온 부분이며 그 내부에 성대가 위치한다.

후두성대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쉰 목소리.

후두성대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중 대표적으로 급성후두염, 후두개염, 성대결절·성대폴립, 성대마비, 후두암 등이 있다.

◆급성 후두염과 후두개염

‘급성 후두염’은 후두를 포함한 상기도 점막에 생기는 염증이다.

흔히 기침, 가래 등 감기증상이 지속되어 잘 낫지 않고 증상이 지속되며 목소리의 변화가 나타나고 발성이 힘든 경우 급성 후두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원인은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감염이며 치료는 대증치료로 적절한 수분섭취와 함께 필요 시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후두개’란 목에서 음식물이 넘어갈 때 기도로 들어가지 못하게 닫아주는 역할을 하는 후두의 뚜껑부위다.

이 부위에 세균감염이 일어나서 생기는 염증이 ‘후두개염’이다. 음식을 삼키는데 어려움이 있고 숨 쉴 때 쌕쌕거리는 소리가 나거나 심한 경우 고열 및 호흡곤란도 올 수 있어 서둘러 진료해야 하는 응급질환이다.

호흡곤란이 심하면 몇 시간 내에 기도폐쇄로 진행하므로 위험에 처할 수 있는 만큼 숨길을 확보하기 위한 응급처치가 시급하다.

치료는 숨길이 잘 유지되도록 기도를 확인하고 처치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며 적절한 항생제를 사용한다.

◆성대결절과 성대폴립

‘성대 결절’은 성대에 일종의 ‘굳은 살’이 생긴 증상이다. 원인은 목소리를 남용하거나 무리하게 잘못된 발성을 하는 습관 등이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군에서 자주 발생한다.

증상으로는 거친 쉰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후두내시경 진찰 시 보통 성대 양쪽에 대칭적으로 결절이 나타난다.

치료는 가능한 말을 하지 않고 (음성 휴식), 적절한 식생활 습관을 병행하는 것이다. 이때 술과 담배는 금지하며 카페인 피하는 게 좋다.

원인이 잘못된 발성방법이라면 음성치료를 시행합니다. 오래된 성대결절은 수술을 통해 제거하게 됩니다.

‘성대 폴립’은 성대 안쪽 모세혈관이 파열돼 물혹이 질환이다. 보통 한쪽 성대의 앞쪽부위에 생긴다.

원인은 과도한 음성의 사용, 잘못된 발성법에 의한 손상 등이지만 상기도 감염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증상은 성대결절과 비슷하게 성대의 진동이상으로 인한 쉰 목소리다. 초기에는 음성치료를 통해 잘못된 발성습관을 교정하고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1~2달 경과 관찰에도 변화가 없다면 수술을 통해 제거해야 한다.

◆성대 마비와 후두암

‘성대 마비’란 한쪽 또는 양쪽의 성대가 움직이지 않아 쉰 목소리나 호흡곤란이 올 수 있는 질환이다.

원인은 주로 말초성 마비로 성대의 움직임을 관할하는 미주신경과 되돌이 후두신경이 마비되면 나타날 수 있다.

수술 후 합병증으로 미주신경과 되돌이 후두신경이 손상되면 발생할 수 있다.

목 부위의 종양이 신경을 누르는 경우나 바이러스가 침투해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면 성대 마비가 생길 수 있다.

치료는 한쪽 마비의 경우 음성치료와 성대내주입술, 갑상성형술 등이 있다.

양쪽 마비의 경우 후두의 폐쇄와 같은 응급상황 시 기관절개술을 하고 수술적 방법으로 레이저를 이용한 성대절개술을 고려해야 한다.

‘후두암’의 초기 초기증상 역시 쉰 목소리이다.

몇 주일에서 몇 개월에 걸쳐 지속적으로 심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 후두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또 음식물을 삼킬 때 통증이 있거나 삼킬 때 덩어리가 있는 느낌, 경부의 임파선이 커지는 경우, 지속적으로 기침이 나는 경우 등과 같은 증상도 생긴다.

치료는 종양의 진행 정도에 따라 수술적 치료와 방사선 치료, 항암치료로 구분한다.

도움말=대구가톨릭대병원 이비인후과 이동원 교수

이동률 기자 leedr@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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