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염증성 질환 치료 응용 가능

포스텍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 신호가 인체의 다른 조직에 전달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포스텍은 22일 융합생명공학부 이승우 교수, 박윤지 연구교수, 통합과정 이승원·김혜강씨 연구팀이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몸 전체로 신호를 보내는지, 어떻게 골수의 조혈작용을 조절하는지를 규명했다고 밝혔다.

인체에는 2천여 종에 이르는 미생물이 살고 있으며, 이는 소화작용을 통해 영양분을 만들어 삶을 이어가게 하는 핵심적 역할을 한다.

최근 미생물 연구들은 장내 미생물들이 장뿐만 아니라 폐, 간, 뇌, 골수 등 다른 조직에서 생명현상을 조절한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장내 미생물 신호가 전신으로 전달되는 방법이나 신호를 받아들여 면역세포를 만들어 내는 방법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을 내놓지 못하는 상태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골수의 조혈작용을 조절해 백혈구(면역세포)를 만들어 냄으로써 우리 몸의 면역력을 조절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이 과정에서 장내의 박테리아 디엔에이(bDNA)를 포함하는 미생물 신호가 혈류를 통해 골수 내로 전달되며, 골수에 있는 CX3CR1+ 단핵구 세포가 이를 인식하는 것을 밝혔다.

미생물 신호를 인식한 CX3CR1+ 단핵구 세포는 신호전달과정을 거쳐 신체의 방어체계를 제어하고 자극하는 신호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분비하고, 사이토카인은 조혈전구 세포 수를 조절하거나 미엘로이드 계열로의 분화를 촉진시켜 혈액 세포를 만들어 낸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또 CX3CR1+ 단핵구 세포들이 혈관보금자리2에서 조혈전구 세포들과 접촉하고 있으며, 골수 내 혈관 주위에 있는 CX3CR1+ 단핵구 세포가 미생물 신호를 받아들이는 신호등 역할을 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승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던 장내 미생물 신호가 어떻게 장을 넘어서 전신조직 반응을 조절하는가에 대한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규명한 것”이라며 “체내 다른 조직의 면역반응을 조절하거나 암, 염증성 질환 치료에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조혈전구 세포: 혈액 세포가 되기 전의 원시 세포로 골수에서 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세포군으로 형성된다.

▲혈관보금자리: 혈관 내에 있는 특정한 자리, 혈관 내 미세환경



김웅희 기자 wo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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