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갑은 여·야 모두 ‘총성 없는 공천 전쟁’이 예상된다.

각 당마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 그야말로 군웅할거(群雄割據) 양상이다.

한국당은 동구갑의 현 안주인인 정종섭 의원을 비롯해 바른미래당 출신의 류성걸 전 의원, 박근혜 정부 마지막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천영식 전 비서관, 바른미래당 강대식 전 동구청장, 장원용 대구시 소통특보 등의 출마가 예상된다.

우선 정종섭 의원은 지난 지방선거 참패 이후 불출마성 발언을 했지만 뚜렷한 해명도 없이 입장을 번복하며 자리보전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말 김병준 비대위체제에서 인적쇄신 대상자로 분류돼 당협위원장 자리를 박탈당했지만 황교안 체제 이후 1기 당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등 날개를 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역민 평가는 좋지 않다.

지역구는 정 의원과 지난 1월 한국당 공개 오디션을 통해 새 당협위원장으로 추천된 류성걸 전 의원의 ‘세력 다툼’으로 두갈래로 쪼개지며 갈등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지만 통합에 나서기는 커녕 자발적으로 나서 대구시당위원장직을 맡는 등 권력욕만 보이고 있는 탓이다.

새 당협위원장으로 추천됐지만 정 의원과 대구시당의 반발로 복당 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류성걸 전 의원은 일찌감치 총선 행보에 돌입한 상태다.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류 전 의원은 20대 국회 진입에 실패한 만큼 마음가짐이 남다르다. 유권자, 주민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총선을 위해 칼을 갈고 있다.

류 전 의원의 복당은 최근 바른정당계 유승민 의원과 한국당이 보수대통합에 시동을 걸고 있는 만큼 총선 전에는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바른미래당 강대식 전 동구청장도 한국당으로 복당 후 출마할 가능성이 높다.

강 전 구청장은 “아직까지 총선 출마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면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마다하지는 않겠다. 지역민에게 봉사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구청장 임기 동안 친근한 이미지로 자리매김한 강 전 구청장이 한국당 소속으로 나온다면 동구갑 돌풍의 핵으로 자리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대구 동신초와 경신중, 영신고를 나온 대구 토박이로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천영식 전 비서관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활발한 SNS 활동으로 전국적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대구 MBC보도국장 출신인 장원용 대구시 소통특보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달까지는 출마 여부를 확정지을 전망이다.

그런만큼 지역구를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동구갑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재헌 동구갑지역위원장이 출마를 확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구윤철 기획재정부 2차관의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기획원(EPB) 출신으로 아이디어가 많고 실행력을 갖춘 관료라는 평가를 받는 구윤철 2차관은 임기가 끝나는 오는 12월께 출마 여부를 확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구 차관은 지난 추석께 대구 민주당 인사 등에게 자신이 저자로 등록된 책을 선물하는 등 출마 의사를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구 차관이 동구갑에 나설 경우 전략공천 확률이 높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지만 서 위원장이 동구갑에서 착실하게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는 만큼 전략공천보다는 경선이 우세할 것이란 전망이다.

“저는 민주당이나 조국 전 장관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닌 지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다. 지역을 위해 열심히 일하겠다”는 서 위원장은 현재 서울과 대구를 오가며 바쁜 정치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조국 사태 여파로 한국당 분위기가 우세하자 현역 의원이 지역구를 장악하지 못한 동갑에 한국당 출마자들이 몰리고 있는 형국”이라며 “출마 예정자 모두 메리트를 가지고 있는 만큼 공천 경쟁에서 누가 승리할 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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