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15 총선이 6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조국 이슈’가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여권은 ‘개혁과 민생경제’ 등으로 이슈를 전환해 지지율 복원에 나선다는 복안이지만 총선 전까지 이반된 민심을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조국 사태’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얻어온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 인사들의 책임론을 부각하며 ‘정권 심판론’에 임하고 있지만 언제까지 이런 분위기를 가져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TK(대구·경북) 총선 출마 예정자들이 본격적인 선거모드에 들어갔다.

현역 의원들은 수성에 공을 들이고 있고, 재도전에 나서는 인사들은 자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정치 신인들은 얼굴 알리기에 바쁜 모습이다.

이처럼 ‘금빛 질주’를 시작한 이들 인사 중 차기 금배지를 달 인사는 누가 될까.

TK 25개(대구 12곳·경북 13곳) 지역구 가운데 다양한 관전포인트로 주목받고 있는 지역구를 살펴본다.

〈1〉 수성갑

TK 정치 1번지 ‘수성갑’은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갯속에 갇힌 형국이다.

우선 현 수성갑 주인인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4선의 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롭다.

지역에서 고군부투하고 있지만 ‘조국 사태’로 민주당에 대한 대구 민심은 역대 최악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여기에 김 의원은 매번 지역의 큰 이슈나 민주당 문제에 대해 침묵하거나 방관한 ‘방관죄’까지 더해져 여론이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 최근 CBS 등 지역 언론매체들의 지역별 여론조사를 보면 김 의원의 교체여론이 절반을 넘었으며 한국당 출마 예정자들과의 각 지지율에서도 모두 패했다.

지난 4월께 행안부 장관직을 마치고 지역구로 돌아온 김 의원은 예타면제 사업, 가덕도 신공항 재추진 등으로 인한 TK 홀대 및 패싱론이 제기됐을 때마다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을 뿐더라 함구무언(緘口無言)했다.

조국 사태를 거치면서도 일언반구 없었다.

이에 지역의 몇 안되는 여권의 현역의원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지역민들의 목소리가 크다.

대권 행보를 위해 지역구 사수가 절실한 김 의원이 총선 전까지 돌아선 중도층의 민심을 어떻게 돌려놓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국당은 뜨거운 공천경쟁이 예상된다.

한국당 대권 후보로 꼽히는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출마가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밀착형 인사인 정순천 수성갑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이 출마태세를 단단히 하고 있다.

여기에 정치신인인 조정 변호사와 정상환 변호사가 경쟁에 합세했다.

관전 포인트는 ‘낙하산 공천’ 여부다.

현재 낙하산 인사로 분류되는 김병준 전 위원장이 수성갑 출마에 대한 확답을 내놓지 않고 있지만 출마 여지를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순천 당협위원장과 이진훈 전 청장은 ‘수성갑에 더이상 낙하산 공천은 안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당원들까지 합세해 수성갑 내에서는 당원들의 서명운동도 진행 중이다.

한 당원은 “조국 정국으로 판세가 변한 현 시점에서 영남 특히 대구에 험지는 더이상 없다”며 “대권 후보인 김 위원장은 당연히 험지인 수도권에 출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구 유일한 여성 당협위원장이자 황교안 대표의 강성 투쟁 국면에서 삭발 투쟁에 가세, 선봉에 뛰어든 정순천 당협위원장은 3선 시의원 경력으로 만들어진 특유의 친화력을 내세워 지역민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이 이달 31일까지 전 지역 당원협의회를 대상으로 하는 당무감사에서 교체될 경우 공천 경쟁에서 불리한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란 지적이 인다.

지역민과의 친밀함과 밀착력이 강점인 이진훈 전 청장도 올 1월 시작한 유튜브 방송 채널 ‘이진훈 TV’를 이용한 토크쇼를 2차례 열며 지역민과의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지역에서 자치분권운동을 주도해 온 조정 변호사는 ‘임기 중 자치분권관련 입법에 전념하는 국회의원’ 상을 제시하며 지역민들에게 다가가고 있으며, 지난달 20일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직을 내려놓으며 지난달 말 변호사 사무실을 낸 정상환 변호사도 얼굴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정 변호사는 지난 17일 대구대에서 ‘인권의 이해와 보호’ 특강을 진행하는 등 퇴임 이후 대구·경북지역 대학교를 순회하며 ‘인권’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 등 젊은층 민심 잡기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현재 분위기로서는 한국당에 누가 나와도 김부겸 의원을 이길 수 있다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로 한국당 분위기가 좋다. 하지만 총선까지 이런 분위기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한국당이 수성갑에 낙하산 공천을 강행할 경우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만큼 제대로된 공천으로 변모된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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