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취미생활

이민주

아트파인애플 대표



취미생활 열풍의 시대다. 주52시간 근무제와 워라벨 확산으로 자기개발과 힐링을 위해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필자는 미술작가로 활동하며 예술단체 대표로 예술교육, 전시기획 등을 맡고 있다. 이 중 예술교육 분야로 자녀와 부모가 함께하는 미술 수업을 여러 해 진행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성인 취미 미술로 드로잉 수업과 원데이 클래스 페인팅 수업을 개설해 수성구 동성시장 예술프로젝트 ‘아트파인애플’ 공간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개설한 지 일주일 만에 30명 이상이 신청해 현재 매월 50명 이상이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취미활동을 즐기는 사람들의 연령층은 높았고, 주로 문화센터와 같은 교육공간에서 성인 교육으로 진행됐지만 현재는 연령층도 다양해졌으며 특화된 수업을 진행 곳을 찾아 수업을 듣는다. 수강생의 입장으로는 좀 더 전문적이고 선생님과 바로 소통할 수 있고 수업을 깊이 있게 배우고자 하는 욕구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물론 다양한 공방들이 모두 잘되기는 힘들다. 우선 공예의 경우 트렌드를 많이 쫓아가는 경향이 크고 SNS에 기록을 하기 위해 원데이 클래스만을 신청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트렌드 사이클은 점점 짧아지고 있다. 또 공방을 운영하며 일정 자격요건을 부여해 주는 강사 배출이 수입원인 곳도 있다. 이런 방향으로 쏠리게 되면 공방이 너무 많아지고 경쟁력이 심해져 결과적으로 다시 문을 닫는 공방도 늘어난다. 오랜 기간 심도있게 배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다소 전문적이지 못하고 SNS상의 이미지만 쫓는 곳들도 발생하게 되고 전체적인 이미지가 나빠질 우려도 있다.

관련 이야기들을 지인들과 나누며 살펴본 결과 공방을 다니는 다양한 목적 중 하나가 여성의 경우 정년까지 직장을 다니기 힘들 것 같은 사회 분위기의 구조상 향후 재취업이나 창업을 위한 자기개발의 목적도 꽤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자신의 자기개발이나 힐링 뿐만 아닌 불안한 미래의 대안적 요소로도 취미생활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모순된 사회현실과 이제야 우리 사회에서는 삶과 휴식, 취미의 밸런스를 찾아가기 위해 한발 내딛는 것이 아닐까 싶은 마음이 들었다.





김창원 기자 kc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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