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44호 고분에서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토기 행렬도, 110여점 유물 발굴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경주 쪽샘 44호 고분에서 출토된 목긴 항아리와 11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44호 고분에 제사 지내기 위한 큰 항아리 9점이 열을 지어 확인된 현장.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경주 쪽샘 44호 고분에서 출토된 목긴 항아리와 110여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44호 고분에 제사 지내기 위한 큰 항아리 9점이 열을 지어 확인된 현장.
경주 쪽샘 고분군에 위치한 44호 고분이 흙 속에 묻혔던 1천500여 년의 베일을 하나씩 벗기 시작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6일 경주 쪽샘지구 44호 고분 앞에서 고분발굴 성과를 발표했다. 44호 고분은 돌무지 덧널무덤이 적석목곽묘로 이번 발굴조사에서 신라 행렬도가 새겨진 토기와 말 문양이 새겨진 토기, 44호 고분에 대한 제사와 관련된 유물 110여 점을 확인했다.

44호 고분은 무덤 외장은 흙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아래층에 굵은 돌을 호석으로 두텁게 쌓아올렸다. 매장 주체부를 덮고 있는 돌을 걷어내는 조사는 올해 연말까지, 주체부는 내년 상반기에 완전히 발굴조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덤 외부에서 제사용으로 쓰인 것으로 보이는 대형 토기 9점이 나란히 놓여 있고 토기 안에 제사 유물 110여 점이 나왔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경주 쪽샘 44호 고분에서 출토된 목긴 항아리와 11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큰 항아리는 4단으로 구분해 1단,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 3단에는 기마, 무용, 사냥하는 인물과 동물들의 행렬도가 그려져 있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경주 쪽샘 44호 고분에서 출토된 목긴 항아리와 11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큰 항아리는 4단으로 구분해 1단,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 3단에는 기마, 무용, 사냥하는 인물과 동물들의 행렬도가 그려져 있다.
대형 토기는 높이 40㎝의 긴목항아리로 추정된다. 그릇 곳곳에는 다양한 문양이 새겨져 있다. 문양들은 토기를 4단으로 나누어 1단과 2단, 4단에는 기하학적인 문양이 반복적으로 새겨져 있고, 3단에는 기마, 무용, 수렵하는 인물과 사슴, 멧돼지, 말, 개 등의 동물들이 연속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토기의 그림은 말을 탄 인물과 말들이 앞에 서고, 기마인물을 따라가는 무용하는 모습, 활을 든 인물들이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 말을 탄 주인공이 개와 함께 걸어가는 장면을 띠 그림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종훈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소장은 “행렬이라는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 무용, 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지금까지 신라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라며 “복식과 인물 묘사 내용 구성이 풍부하고 회화성이 우수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경주 쪽샘 44호 고분에서 출토된 목긴 항아리와 11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가 16일 경주 쪽샘 44호 고분에서 출토된 목긴 항아리와 110여 점의 유물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44호 발굴조사를 통해 신라 적석목곽묘 구조에 대한 중요한 자료를 확보하고, 고고학적 조사뿐 아니라 지질학과 토목공학 등 융복합 연구도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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